더불어민주당이 4월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거대 여당으로서 보인 행보는 '단독' '일방'이라는 두 단어로 압축된다. 민주당은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의원으로 채웠다. 부동산3법을 비롯해 논란이 남아있는 입법에 단독 처리를 밀어붙였다. 한때 미래통합당에 정당 지지율 1위를 내줘야 했던 이유다.
이낙연 대표는 야당과의 협치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풀어야 한다. 각종 민생 경제법안과 개혁입법을 거대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이 같은 행보는 민주당에 득이 되지 못한다. 협치하지 않는다는 국민의 비판적 시각이 강해지고 결과에 따른 모든 책임을 민주당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야당과의 관계에서 이 대표 앞에 놓인 환경은 나쁘지 않다. 그는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35년에 걸친 깊은 인연이 있다. 이 대표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시절 국회의원이던 김 위원장으로부터 특종 거리를 도움받는 등 관계가 깊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통합의 정치를 내세우며 “마침 제1야당이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단과 결별하려 하고 있다. 환영할 일”이라며 “원칙은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다. 합의 가능한 문제들을 찾아 입법화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여야의 의견이 접근하고 있는 비상경제, 균형발전, 에너지, 저출산 등 4개 특위를 조속히 가동할 것을 요청했다.
통합당은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신임 지도부에 축하인사를 건넸다. 김은혜 대변인은 “새 지도부가 열린 마음가짐으로 건강한 여야관계, 진정한 협치에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면서도 “청와대와 정부에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럼으로써 통법부가 아닌 입법부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지금까지 집권 여당에서 보여준 불합리하고 오만해 보이기까지 한 모습을 탈피하고 화합을 중요시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3년여 전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국민에게 공언한 멋진 약속들을 역으로 실천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를 답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논평했다.
정의당은 이 대표를 향해 “신속하게 2차 재난수당 지급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으로 가고 있지만 국민들 삶은 여전히 어렵다. 당초 약속했던 개혁 과제는 달성이 지지부진하다”면서 “176석의 책임감을 가지고 설득과 협력으로 함께 위기를 돌파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논평을 내놨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
송혜영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