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속에 떠다니는 코로나19, 독감 등 각종 바이러스의 양을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은 장재성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정전기력을 이용해 공기 속 바이러스를 채집·농축하고, 농축 바이러스 양을 신속하게 측정할 수 있는 '전기식 바이러스 농축기+종이 면역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바이러스를 모으는 농축 장치와 면역반응으로 바이러스를 측정하는 종이 센서 키트로 구성됐다.
비말에서 1미크론(㎛·1㎛는 100만 분의 1m) 미만 미세 바이러스 입자까지 훼손 없이 효과적으로 채집해 농축하고, 센서를 이용해 실시간 측정해 공기 속 바이러스 검사 속도와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1㎛ 미만 입자를 99% 이상 잡아내고, 기존 방식 대비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더 많이 채집할 수 있다. 임신 진단키트처럼 편리하고 신속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장 교수팀은 이 시스템으로 A형 독감 바이러스(A H1N1) 검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 채집 효율은 기존 상용 시스템보다 높았고, 센서 정확도는 유전자 증폭검사(qPCR) 수준으로 정확했다.
장 교수는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뿐 아니라 비슷한 크기와 구조, 같이 외피를 지닌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사용 가능하다”면서 “현재 더 많은 공기를 뽑아들 일 수 있는 농축 장치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 속 바이러스를 검출하고 측정하려면 바이러스를 포함한 입자를 잡아내는 채집기와 채집한 바이러스를 파악하는 센서가 필요하다. 기존 방식은 '진공 청소기' 작동과 유사해 채집 가능한 입자 크기에 한계가 있고, 채집 과정에서 바이러스도 손상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