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홀로그램 기술이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학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기술이 양산형 제품뿐 아니라 미래 기술 부문에서도 널리 인정받게 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최근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가 주최한 '디스플레이 위크 2020'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고 1일 밝혔다.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는 디스플레이 분야 세계 최대 학회다. 우리나라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ETRI는 미래 기술을 다루는 'I-존'에서 픽셀크기가 1마이크로미터(㎛)로 가장 작은 1㎛ 픽셀 피치 패널, 360도 테이블탑 홀로그램 시스템을 선보였다.
1㎛ 픽셀 피치 패널 기술은 지난해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기술이다. 1년 만에 패널 형태로 기술을 구현했다. 이 기술로 심포지엄 발표 영예도 얻었다.
홀로그램은 빛의 회절과 간섭원리를 이용, 공간에 영상을 맺게 한다. 공간광변조기(SLM) 패널에 홀로그램 데이터를 입력해 빛을 제어하면 별도 광학장치 없이 홀로그램 영상 재현이 가능하다.

SLM 패널 픽셀이 작을수록 홀로그램을 볼 수 있는 시야각이 넓어진다. 연구진은 픽셀 크기를 3㎛에서 1㎛로 대폭 줄였고, 시야각은 10도 이내에서 30도로 늘렸다. SLM 패널 픽셀을 평면으로 설계하지 않고 수직으로 쌓은 결과다. 1.3인치 크기 패널에 5100만개 픽셀을 넣어 방향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표현하는 홀로그램을 구현했다. 연내 2억3040만개 해상도를 갖는 3.1인치급 SLM을 개발, 20인치급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다채로운 색을 내는 홀로그램 기술도 연구한다.

ETRI는 고속 구동 디지털 마이크로 미러 소자(DMD)를 SLM으로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는 홀로그램 시스템도 선보였다. 5인치 이상 영상을 수평 360도, 수직 20도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김진웅 디지털홀로그래피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홀로그램뿐 아니라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분야와 초고속 통신용 부품, 이미징 영상장치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