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력판매가 IMF 수준이라니](https://img.etnews.com/photonews/2009/1333784_20200902154936_456_0001.jpg)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올해 전력 판매량이 최악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만큼 급감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전력공사 경영연구원은 연간 전력 판매량이 경제성장률 시나리오에 따라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최고 〃3.3% 역성장을 예상했다. 연구원은 47개 기관 전망치를 참고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0.5%, -1.5%, -3.0% 등 세 가지 시나리오로 설정하고 전력 판매량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간 전력 판매량에 따른 전년 대비 변화는 각각 -1.8%, -2.4%, -3.3%로 예측했다. 경제성장률과 비례해 전력판매량도 크게 감소한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별로 차이가 있지만 올해 역성장이 불가피한 점을 감안하면 전력판매량도 줄어드는 게 확실해 보인다. 특히 최악의 경우 -3.3%까지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감소치 -3.3%는 -3.6%를 기록한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맞먹는다. 한전에 따르면 1961년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이래 연간 전력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시기는 외환위기 때와 경기가 둔화한 2019년(-1.1%) 두 번뿐이었다. 전력 판매량은 경제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소비심리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산업이 멈추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경기가 한겨울이라지만 실제 어느 수준인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미 '불황' 또는 '위기'라는 말이 만성화됐기 때문이다. 만약 IMF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역대 경험해 보지 못한 경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과민 반응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비는 해야 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올해 경제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분위기를 감안할 때 내년도 자신할 수 없다. 경기가 단박에 반등하는 게 어렵다면 방법은 준비하는 길뿐이다. 이미 기업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비상 플랜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정책 중심을 '경제 살리기'에 맞춰야 한다. 경제가 선택이 아니라 생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위기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