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 힘 모으는 정당 목표...재보궐·대선 후보는 당 내부 인사여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당의 비전으로 △약자와 동행하는 정당 △국민통합에 앞장서는 정당 △누구나 함께 하는 정당을 제시했다. 보수·중도·진보 등 정치적 이념을 떠나 국민 모두의 힘을 아우른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서울·부산시장 후보와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당 내부 인사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에 내 편, 네 편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국가의 총체적 위기 앞에 온 국민의 힘을 모아 전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새로운 정강정책을 기반으로 시대정신과 국민요구를 담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당의 조직·정책·선거 등 당 운영 전반에 혁신이 스며들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2일 전국위원회에서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을 의결한 후 열린 국민의힘의 첫 대외공식일정이다. 김 위원장 취임 100일과 함께 첫 쇄신작업을 마무리 한 국민의힘의 당 운영 계획을 알리는 자리였다.

관심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의 서울·부산시장 후보와 차기 대선 후보 등 국민의힘을 대표할 '인물'에 쏠렸다. 김 비대위원장은 우선 당의 쇄신 노력을 통해 지지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주요 후보는 당 내부 인사여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김 비대위원장은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노력으로 당이 사랑받는 위치를 만들어야 서울시장, 대통령에 도전하려는 외부 인사도 우리당에 관심을 갖고 흡수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일부 외부 인사 후보영입 가능성에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안 대표 언급이 계속되고 있는, 외부 인사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답변할 이유도 못 느낀다”며 “국민의힘에서 서울시장 후보, 대선 후보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안건이 있어야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회담을 하기 위한 사안이 정확하게 확정되어야 영수회담을 할 수 있고, 단순히 야당 대표와 대통령과의 만남 자체는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연장선으로 여야정협의체 재개에 대해서도 사안이 정해지면 그때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점화된 4차 추경 및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선 선별적 지원에 손을 들었다.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및 종사자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이들에게 1차적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봤다. 그는 “1차 재난지원금 당시 정부 여당은 초기 70%를 언급하다 100% 지급으로 변경하며 나머지 30%의 기부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며 2차 재난지원금에서는 같은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개헌 논의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극복 이후 개헌 논의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고 관련 논의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그 시기를 단언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행정수도 이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평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명과 정강정책을 새롭게 만들면서 국민 속에 파고들며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국민의 시대를 만들겠다”며 “국민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