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Flex), 미국 힙합 문화에서 유래한 이 말은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다'는 의미의 속어로 쓰인다. 영단어로서의 원뜻은 '구부리다'이다.
폴더블 맞춤형 인터페이스로 '플렉스 모드'를 탑재한 갤럭시Z 폴드2는 기술에 대한 삼성전자의 자신감과 이용자의 만족감, 비싼 가격, 주변사람의 시선까지 여러 가지 면에서 '플렉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제품으로 느껴졌다.
◇안팎으로 만족도 높은 디스플레이
갤럭시Z 폴드2에 탑재된 6.2인치 커버 디스플레이는 기존 스마트폰 이상의 사용감을 제공했다. 전작보다 전체적인 크기가 더 커졌지만 밸런스가 잘 맞춰진 설계로 특별히 두껍거나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세로로 길쭉한 화면비는 세로 스크롤에 최적화된 웹툰이나 모바일 모바일 메신저 등을 이용하는 데 유용했다. 천지인 자판으로 편하게 타자를 입력할 수 있어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거나 검색을 할 때는 자연스럽게 화면을 접어 커버 디스플레이를 활용하게 됐다.
7.6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는 지면 신문과 증권사 리포트, 논문 자료 등 PDF 파일이나 텍스트를 보는데 유용하다. 차후 리디북스 등 도서 앱은 플렉스 모드 적용으로 화면을 양 쪽으로 스플릿, 실제 책과 비슷한 감성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전 가능성 엿보이는 '플렉스 모드'
폴더블 폼팩터만의 차별화된 사용자경험(UX)은 플렉스 모드에서 빛났다. 화면을 구부리는 각도에 따라 기존 '바'형 폼팩터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활용 가능했다.
플렉스 모드를 가장 잘 활용한 것은 역시 영상 통화와 카메라다. 화며을 접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태로 편안하게 구글 듀오 영상통화를 하거나 셀피 카메라를 찍을 수 있다.
사진 촬영 시에도 플렉스 모드로 화면을 살짝 접어 아래 쪽 화면에 따로 셔터와 설정 버튼을 배치했다. 보다 안정적인 그립과 함께 다양한 각도로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하이드어웨이 힌지는 실제 머리카락 한 올도 쉽게 들어가지 않을 만큼 틈새를 좁혀 내구성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했다.
◇옥의 티 '카메라 성능'
갤럭시Z 폴드2의 가장 아쉬운 점은 카메라다. 1200만 화소 트리플 카메라는 밝은 주광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주지만, 저조도 환경에서는 흔들림과 화질 저하가 도드라진다. 높은 가격과 돌출된 카메라 모듈에 최고 스펙을 기대한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갤럭시Z 폴드2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동시에 대체하고 그 이상의 새로운 사용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현존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의 선택지다. 앞으로 플렉스 모드를 지원하는 다양한 앱 생태계 확장을 통해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