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LG Q92, 절반값에 경험하는 프리미엄 5G 성능

LG Q92
LG Q92

LG Q92를 접하고 첫 감상은 LG 벨벳의 '라이트' 버전이라는 느낌이다. 앞서 벨벳에서 차별화 요소로 전면에 내세운 디자인은 힘을 살짝 빼면서 매끈한 카메라 모듈부와 매력적인 색감으로 정체성을 살렸다. 동시에 주요 하드웨어 성능은 얼핏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만큼 실속을 챙겼다.

두뇌 역할을 하는 퀄컴 스냅드래곤765G 프로세서와 6GB램은 4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쾌적한 사용감을 제공했다. 고성능 3D 게임은 물론이고 여러 앱을 번갈아가며 실행할 때도 버벅거림이나 앱 리프레싱(재시작)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유튜브 고화질 영상 시청이나 고용량 이미지가 대량 첨부된 인터넷 페이지 브라우징 시에는 5세대(5G) 이동통신의 빠른 속도를 체감하기 충분했다. 4000㎃h 대용량 배터리는 한나절은 거뜬히 버텨내는 체력을 자랑했다.

LG Q92
LG Q92

후면 카메라 부분은 성능과 외관 모두 높은 만족감을 준다. 4800만 화소 카메라와 800만 화소 광각, 500만 화소 심도, 200만 화소 접사로 구성된 쿼드 카메라는 돌출이 최소화됐다.

메인 카메라 두 개는 렌즈 테두리를 메탈링으로 감싸 성능을 부각하고 나머지 렌즈는 후면 커버와 같은 높이로 매끈하게 처리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앞서 LG 벨벳에 적용된 물방울 카메라 디자인 콘셉트를 LQ 92에도 녹여낸 것으로 해석된다.

LG Q92
LG Q92

사진 앱 역시 빠른 반응 속도로 초점을 잡거나 모드 변경 시 지연이 거의 없다. 인물 사진 모드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못지않은 배경흐림 효과를 자동으로 적용해 피사체를 부각했다. 유튜브로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유튜브 라이브' 기능도 기본으로 탑재됐다.

프리미엄 모델에만 제공하던 'LG 크리에이터스 킷'을 내장한 점 역시 이례적이다. 동영상 중심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활용, 편집할 수 있는 기능으로 보급형 폰에서도 비용부담 없이 보다 자유로운 창작 활동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LG Q92는 무선충전과 방수방진 등 일부 고급 기능은 적용되지 않았다. 대신 절반 가격으로 기본기가 탄탄하고 빠릿한 '가성비' 스마트폰의 정석을 제시했다.

관건은 약화된 브랜드 이미지와 소프트웨어 후속 지원이다. 경쟁사는 이미 일부 보급형까지 운영체제(OS) 업데이트 3회 보장을 공언했다. LG전자 역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LG Q92의 제품 경쟁력이라면 하반기 본격적인 5G 대중화에 맞춰 모바일 사업 실적 회복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