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대규모 국제 전시회 '국제가전박람회(IFA) 2020'이 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전시를 시도했지만, 주요 기업 참여가 줄고 오프라인 대체에도 한계를 보였다. '온택트' 전시의 새로운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보여줬다는 평가다. LG전자는 가상 전시관을 만들고, 삼성전자는 독자 온라인 제품 발표 행사를 개최하며 주목받았다.
삼성전자는 매년 IFA에 참가해왔고, '씨티큐브' 전시장을 단독 사용하며 대형 전시관을 꾸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불참을 결정했다. 대신 IFA 직전에 온라인 제품 발표회를 통해 하반기 주요 제품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략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에 맞춰 홈시네마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프로젝터 신제품 '더 프리미어'를 공개했다. 또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냉장고,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그랑데 AI' 세탁기 등 라이프스타일 가전을 선보였다.
LG전자는 가상 전시관을 운영하고, 온라인 프레스 콘퍼런스에서는 박일평 사장이 홀로그램으로 등장하며 관심을 받았다. LG전자 가상 전시관은 IFA에서 사용하던 18번홀을 그대로 가상공간에 옮기고, 설명과 함께 제품을 보여줬다.
LG전자는 또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조성한 LG '씽큐홈'도 처음 공개했다. LG 씽큐 홈은 '좋은 삶은 집에서 시작된다'는 주제에 따라 혁신 기술과 제품을 총 집약한 공간이다.
올해 처음 IFA에 참가한 현대자동차는 온라인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운송수단) 비전과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등을 소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를 제외하면 한국 기업 참여는 예년보다 줄었다. 총 15개 내외 기업만 참여했다.
반면 중국은 1000개가 넘는 기업이 대거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화웨이는 미국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행사 전체적으로는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보여줬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세계 전역으로 확산된 이후 대규모 전시회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IFA 역시 취소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전시회로 전환해 개최했다. 올해 IFA에는 세계 30여개국에서 145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온라인을 통해 참가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간 교류(네트워킹)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펼쳤다. 온택트 전시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한계도 분명했다. 올해 IFA는 오프라인 전시를 3개관만 운영하고, 하루 관람 인원을 1000명 이하로 제한했다. 기업 참가 규모도 줄었다. 지난해 세계 50여개국, 1800여개 기업 참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감소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인텔 등 전시회 단골 참가 기업이자 이슈를 몰고 다니는 글로벌 기업들이 불참해 흥행에 악영향을 미쳤다.
향후 전시회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보여줬다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내년 초 열릴 예정인 'CES 2021'도 디지털로 개최하기로 예고됐다.
업계 관계자는 “IFA 2020이 온택트 전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것 만으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온라인 전시 플랫폼을 개선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