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디젤차에 대한 퇴출 바람이 거세지면서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말소 등록한 차량은 '싼타페'인 것으로 나타났다. 말소 후 다시 중고차로 변신해 해외로 수출된 차량 1위는 '아반떼'였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말소 등록한 차량은 81만95대다. 폐차가 57만여대로 가장 많았고, 수출한 차량도 16만여대에 달했다.

가장 많이 폐차한 차량은 현대차 싼타페(3만3766대)로 단일 차종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처음 출시한 싼타페 1세대 모델은 5등급 노후 디젤차에 해당해 폐차율이 높았다. 이어 현대차 포터(2만1411대), 기아차 쏘렌토(2만220대), 현대차 포터2(1만8197대) 등 대부분 노후 디젤차 폐차 비중이 높았다.
정부는 2024년까지 노후 디젤차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2005년 이전 제작 기준으로 생산된 노후 디젤차 등록 대수는 184만여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152만여대가 저공해 조치가 필요한 차량이다. 환경부는 2024년까지 노후 디젤차 116만여대에 대해 조기폐차 보조금을 지원하고, 31만5000여대에 대해 매연저감장치(DPF) 부착을 지원해 저공해화 조치를 시행한다.
르노삼성차 SM5(2만2016대)와 현대차 뉴 EF 쏘나타(1만9463대) 등 노후 중형 세단 폐차도 많았다. 디젤차는 아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판매된 차량인 만큼 노후화로 인한 폐차가 대다수였다.

국내 말소 후 중고차로 수출하는 차량은 4세대 아반떼 HD가 1위를 차지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판매된 아반떼 HD는 올해만 1만711대가 수출됐다. 이어 봉고3(5561대), 포터2(5552대), 뉴 아반떼 XD(4980대) 등의 중고차 수출량이 많았다.
현대차 중형 세단 쏘나타도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쏘나타(YF) 더 브릴리언트는 5237대, 쏘나타(NF)는 4326대, 쏘나타(LF)는 3744대가 각각 수출됐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중형 세단 수요가 낮은 반면 해외 수요가 높은 영향이다.
아울러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3640대, 아반떼(AD) 3459대, 기아차 뉴 모닝(TA) 2474대 등 주로 현대·기아차 차량이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말소 후 중고차로 상품화해 해외로 수출하는 것은 그만큼 차량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중고차 매입 시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차량을 말소 후 수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