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막오른 당 대표 4파전…민주당과 관계 재설정 관건

정의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강은미 의원(왼쪽부터), 수석부대표에 선출된 장혜영 의원, 배진교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정의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강은미 의원(왼쪽부터), 수석부대표에 선출된 장혜영 의원, 배진교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포스트 심상정' 시대를 열 정의당 당 대표 선거 후보등록이 9일 시작됐다. 정의당은 이날부터 10일까지 후보등록을 마친 후 오는 27일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다.

후보등록에 앞서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배진교 전 원내대표의 당 대표 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 자리에 강은미 의원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원내수석부대표 및 원내대변인에는 장혜영 의원이 임명됐다.

당 대표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4명이다. 배진교 전 원내대표와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김종철 선임대변인, 김종민 부대표다. 네 후보는 진보정당으로서의 당의 정체성 강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관계 재설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진교 전 원내대표는 2010년 인천 남동구청장과 2014년 인천시교육청 감사관을 역임했다.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4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배 전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과의 관계 문제를 정확히 하고 정의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과거의 민주대연합은 끝났다. 민주당이 대변하는 시민들과 정의당이 대변하는 시민이 분명히 다르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1999년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비서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고 노회찬 의원과 윤소하 전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2006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고, 총 7번의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출마선언문을 발표하며 민주당과 차별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임대변인은 “갈수록 보수화되는 민주당과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며 “진보진영의 금기에도 도전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금기를 깰 때 국민들이 정의당과 진보진영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민 부대표는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지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김 부대표는 지난 7일 상무위원회에서 “작아지는 것이 두려워 민주당 2중대의 길을 걸을 수는 없다”며 “반성으로부터 시작하겠다. 독립적인 정의당의 길, 그 길에서 힘을 기르고, 그 힘으로 국민의 편에 더욱 든든히 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진 전 사무장은 2014년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폭로한 인물이다. 2017년 정의당에 영입됐고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6번을 받았으나 국회엔 입성하지 못했다.

현재 당에서는 갑질근절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전 사무장은 민주당 정책에 단순히 반대 하는 것이 정의당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박 전 사무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민주당이 한다고 해서 저희가 무조건 반대를 해야 된다? 그건 아니다”라며 “우리의 가치, 우리의 철학 안에서 우리의 선명함을 보여야지만 그것이 마치 편협한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발목 잡기로만 보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당 대표 선거운동기간은 11~21일까지다. 투표는 23~36일까지 온라인, 27일에는 ARS로 진행한다. 결과는 27일 ARS투표 종료 후 집계해 저녁에 바로 공개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한다.

정의당은 혁신위원회를 꾸려 대표와 부대표의 권한을 나눠 갖는 구조를 만들었다. 당 대표로 치우친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함이다. 심상정 대표는 지난 7월 당 대표로 선출됐으나 2년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