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핀테크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가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KPMG(회장 빌 토마스)가 10일 발간한 '2020 상반기 핀테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핀테크 투자액은 256억달러(약 30조4700억원)로 전년 1504억달러 대비 17% 수준에 그쳤지만 핀테크에 대한 VC 투자는 200억달러(약 23조8100억원)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최대 투자액을 넘어설 것이라고 KPMG는 전망했다.
지역별 핀테크 투자액은 미주지역 129억달러, 유럽·중동·아프리카 46억달러, 아시아·태평양 81억달러를 기록했다. VC 투자는 미주지역 93억달러, 유럽·중동·아프리카 40억달러, 아시아·태평양 67억달러를 유치해 미주지역이 핀테크 투자를 주도했다.
인도네시아 차랑공유 기업 고젝은 30억달러를 유치해 역대 최대 규모의 VC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싱가포르 차량공유 기업 그랩과 미국 전자결제기업 스트라이프는 각각 8억8600만달러, 8억5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이처럼 올 상반기 VC 투자는 후기 성장 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핀테크 거래에는 2억3700만달러 규모의 한국 결제솔루션 기업 케이에스넷(KSNET)의 바이아웃 거래가 6위에 올랐다.
핀테크에 대한 기업 투자도 건재했다. 올 상반기 세계 기업의 투자금 122억달러가 핀테크에 몰렸다. 특히 미국은 지난 1분기 24억달러 이상의 사상 최대 기업 투자를 기록했는데 2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기업 투자가 이어지며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 채널·제품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미국, 인도, 유럽 등에 대한 투자가 까다로워지면서 중국 기술산업 기업의 동남아 투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된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해킹, 랜섬웨어 등에 대한 정부, 기업, 개인의 우려가 증가해 사이버 보안 투자도 사상 최대치인 8억708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재박 삼정KPMG 핀테크 리더 전무는 “현재 핀테크 투자 핫스팟으로 불리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핀테크와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경계가 점점 더 희미해지면서 합종연횡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