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남짓 남은 추석 명절에 유통가는 선물 준비로 분주하다. 백화점과 마트는 이미 지난달부터 사전 예약판매에 들어가면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백화점이나 마트를 직접 찾는 소비자는 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모바일 상품 서비스에서 승부가 날 전망이다. 업계는 비대면(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상품 구색도 온라인에 맞춰 개편했다. e커머스 업체들도 가성비 높은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대대적인 할인쿠폰을 준비했다.
올 추석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동이 줄어든 대신 선물 보내기로 아쉬운 마음을 달랠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선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도 코로나 재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 자재를 권고한 것,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가운데 선물 한도 금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린 것 등도 주요 변수다.
◇'스팸'보다 '홍삼'…건강식품으로 중심 이동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추석 선물세트에도 이와 같은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위메프가 얼리버드 추석 기획전 결과 건강식품 카테고리가 전체 거래액의 약 40%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추석에는 가공식품(약 35%)이 1위를 차지하고 건강식품은 약 28%로 뒤를 따랐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판매량 및 거래액 기준 톱20 상품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통조림 햄, 통조림 참치, 뷰티 선물세트 등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홍삼·유산균·콜라겐 등 면역력을 챙겨주는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마스크,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으로 구성된 이색 선물 상품군도 크게 늘었다.
마켓컬리도 올해 추석 얼리버드 기획전을 분석한 결과 건강기능식품과 위생용품 선물세트의 판매 실적이 전년 추석 대비 각각 301%, 1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수도 증가했다. 건강기능식품 상품 수는 지난해 추석 대비 100%, 위생용품 선물세트는 233% 늘었다.
◇가성비에 집중하는 e커머스
e커머스업체들은 일제히 추석선물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경기 불황으로 가벼워진 소비자 지갑을 감안해 가성비 높은 상품을 준비하며 자체 할인쿠폰과 카드사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11번가는 25일까지 진행하는 '추석특선' 프로모션에서 최대 20만원 할인되는 쿠폰을 매일 발급한다. 여기에 8대 카드사 장바구니 쿠폰도 마련했다. 상반기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JBP)을 맺은 브랜드사, 지자체, 기관과 협업해 만든 특가 상품도 하루 한 개씩 선보인다. 또 해외직구로 선물을 구입하려는 고객을 위해 비타민, 영양제 등 1만5000여개 상품으로 꾸린 기획전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을 통해 14일부터 27일까지 2주 동안 '2020 한가위 빅세일'을 진행한다. 행사 기간 내내 파격적인 할인율의 쿠폰을 매일 제공하고, 특가 상품으로 구성한 '추석특가 딜'을 한정수량으로 내놓는다. 가족들을 위한 인기 명절 선물뿐만 아니라 귀성길을 포기하는 이른바 '귀포족'이 급증할 것을 예상해 식품, 브랜드 패션, 디지털 가전, 건강관리용품 등 관련 아이템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온누리 전자상품권' 결제가 가능한 전통시장 추석 장보기 이벤트를 진행해 식품, 생필품, 가전 등 다양한 전통시장 소상공인 제품을 판매한다.
◇'김영란법' 빗장 풀렸다…10만~20만원 선물 가득
국민권익위원회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에 따라 내달 4일까지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20만원으로 상향된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원까지 허용해 왔다. 업계는 올해 비대면 추석에 대응해 프리미엄 세트 물량을 대폭 늘린 상황에서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 상품도 깜짝 실적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마트와 백화점은 고가 선물 늘리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20만원 이상의 고가 한우 세트 물량을 30%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10만~20만원대 선물세트 물량 확보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20% 이상 확대했다. 또 10만~20만원대 상품군을 늘리기 위해, 22만원짜리 선물세트를 19만8000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10만~20만원대 상품군을 다양화해 판매 비중을 30% 이상 높일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프리미엄 추석 마음 한 상'을 운영해 자체 신선식품 브랜드와 정육세트 등 프리미엄 식품으로만 구성해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추석은 코로나19 이슈로 건강, 위생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도 “고가선물과 저가선물로 가격대가 양극화되는 최근 명절선물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예약판매 전년 대비 매출 신장 현황(자료:각사 종합)
주요 e커머스업체 추석 프로모션 현황(자료:각사 종합)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