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현대HCN 물적분할 사전동의 의결…M&A 가속화 전망

방송통신위원회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대HCN 변경허가 사전동의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대HCN 변경허가 사전동의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현대HCN 물적분할에 대한 사전동의를 콘텐츠 투자를 조건으로 의결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가 5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방통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현대HCN 변경허가 사전동의 건'을 조건부 의결했다.

방통위는 기존 현대HCN이 보유한 사내유보금 총 3320억원 중 3120억원을 존속법인 현대퓨처넷에 남기는 것을 허용하는 동시에 미디어 콘텐츠 투자 의무를 부과했다.

신설법인 케이블TV사업자 현대HCN은 현대퓨처넷이 미디어 콘텐츠 투자 계획에서 제시한 투자금액 중 전부 또는 일부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금액 상당액을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 추가 투자해야 한다. 현대HCN이 방송산업을 통해 벌어들인 사내유보금을 방송을 본업으로 하지 않는 현대퓨처넷이 대부분 승계하는 데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통위는 매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 중앙전파관리소장에게 현대퓨처넷으로 제공 받은 미디어 콘텐츠 분야 투자계획 이행 실적을 제출하도록 했다. 향후 KT스카이라이프와 인수합병(M&A) 절차가 완료되면 KT스카이라이프에 이행 책임이 이관된다.

방통위는 사업계획서 성실 이행과 가입자 및 종사자 고용승계 등 과기정통부 조건과 분할 이후 사업자의 확실한 계획 이행 담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미디어 투자 및 이행 조건 부과가 타당하다”며 “조건·권고사항이 잘 이행되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HCN은 이르면 추석연휴 이전 정부로부터 물적분할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통위는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사전동의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통보를 받는대로 신속하게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가 최종 승인을 하면 현대HCN은 11월 1일부로 디지털 사이니지 등 일부 사업 중심 존속법인 현대퓨처넷과 방송통신사업 등 주요 사업부문을 신설법인 현대HCN으로 물적분할한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물적분할 승인을 받는대로 현대백화점그룹 등과 본계약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인수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내달 중순 과기정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HCN은 4월 27일 과기정통부에 물적분할에 따른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 및 방송사업권 변경허가 신청을 했다. 과기정통부는 4개월간 심사를 거쳐 8월 27일 심사안을 방통위에 이관했다.

방통위는 이달 10~11일 방송법률회계분야 전문가 3인으로 구성된 약식심사위원회 심사 등 내부 심사를 거쳐 23일 현대HCN 물적분할 사전동의를 의결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