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세컨드냉장고로 자리잡은 '김치냉장고'…고급화 바람

'필수가전'으로 자리매김한 김치냉장고에 고급화 바람이 불었다. 주방 인테리어와 조화가 잘되도록 디자인이 한층 더 개선됐다. 인공지능(AI)을 응용한 맞춤 보관부터 바나나와 소주 등 김치 외 식품 보관에 최적화된 핵심 기능이 대거 보강됐다. 9월부터 김치냉장고 판매가 전년대비 크게 성장하면서 올해 어느 때보다 '가을 김치냉장고 대전'에 이목이 쏠린다.

[이슈분석]세컨드냉장고로 자리잡은 '김치냉장고'…고급화 바람

◇까다로운 바나나 보관까지…고급 기능 추가한 김치냉장고

바나나는 냉장고에 보관하면 안 되는 대표 과일 중 하나다. 반면 실온에 두면 금방 날파리가 생긴다. 올해 삼성 신형 김치냉장고는 무르거나 변질되기 쉬운 뿌리채소, 열대과일을 위한 감자·바나나 보관 모드를 새롭게 탑재했다. 그만큼 김치냉장고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한층 더 진화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다용도로 김치냉장고를 활용하는 트렌드를 신제품에 반영했다. 보관이 까다로운 곡류나 와인을 최적으로 보관하는 모드, 육류나 생선을 살얼음 상태로 신선하게 보관하는 모드, 육류 숙성 알고리즘까지 적용한 '참맛 육류' 모드 등 17가지 맞춤 보관 기능을 탑재했다.

딤채도 김치냉장고의 멀티 역할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1인 가구부터 대가족까지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혼술족, 홈파티 등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주류를 최적의 음용 조건에 맞춰서 보관할 수 있게 했다.

딤채 '소주 슬러시' 메뉴가 대표적이다. 젊은층 음주 문화를 반영해서 영하 12도에서 10시간 이상 보관해 소주를 과냉각한다. 얼음처럼 슬러시 상태로 소주를 즐기는 애주가 취향을 정조준 했다.

신선 보관 수요가 늘면서 폴리프로필렌(PP) 용기보다 장기 보관력과 탈취력이 우수한 바이오 소재를 윗칸 신선보관실까지 적용했다. 야채, 과일을 오랜 기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이유식과 샐러드 맞춤 보관, 빙온 고기 숙성 등 식품별 최적화 보관모드도 주목 받는다.

삼성전자-비스포크-김치플러스-출시
삼성전자-비스포크-김치플러스-출시

LG전자는 다양한 식품을 보관하기 위해 구조를 변경했다. LG전자 신형 김치냉장고는 위쪽, 가운데, 아래쪽 각각 칸에 김치는 물론 다양한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도록 위쪽 칸 좌우 공간을 분리했다. 공간마다 온도설정이 가능하고 식품별로 구분해 보관할 수 있다.

김치냉장고는 '겨울가전'에서 진화해 사계절 가전으로 도약했다. 과거 김치냉장고는 9~11월 김장철에만 주로 판매됐다. 최근에는 김장 시기와 무관하게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봄철 많이 발생하는 혼수, 이사 수요도 역시 비수기 김치냉장고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디오스 김치톡톡
LG전자 디오스 김치톡톡

가전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 구입이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 김치냉장고는 1~3분기로 구매가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 디자인 강조한 삼성, 김치 보관 본연 기능 강조한 LG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자인을 강조한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신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 제품은 19종이나 되는 종류의 도어 패널을 선택할 수 있다. 넉넉한 수납공간이 장점인 프리스탠딩 4도어와 키친핏을 적용해 빌트인 효과를 낼 수 있는 3도어·1도어 등 총 3가지 타입으로 출시됐다. 소비자 취향과 주거 공간에 따라 조합할 수 있다. 삼성이 최근 출시한 셰프컬렉션 냉장고와 어울리는 혼드 메탈 계열색상 4가지까지 더했다. 기존 비스포크 냉장고나 셰프컬렉션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이 김치냉장고까지 비스포크를 선택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김치 보관 기능도 업그레이드해 기본을 놓치지 않았다. 비스포크 김치플러스는 마치 한겨울 땅속에 저장한 것처럼 아삭한 김치 맛을 내기 위해 '초정온 메탈쿨링 기술'을 적용했다. 김치 종류에 따라 온도 조절이 가능한 '맞춤보관' 모드, 김치 숙성 정도를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맞춤숙성' 모드 등을 지원한다.

LG전자는 김치를 가장 맛있게 보관할 수 있는 핵심 기능에 집중했다. LG만의 차별화한 '뉴 유산균 김치 플러스' 기능을 확대했다. 이 기능은 과거 제품에는 중간 칸에만 적용했지만 올해 신제품은 위쪽칸까지 넓혀서 보다 많은 양의 김치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뉴 유산균 김치 플러스 기능은 유산균을 일반 보관 모드 보다 최대 57배 늘려 김치맛을 높여준다.

LG전자는 AI 기능도 응용했다. 사용자가 구매한 CJ제일제당 포장 김치를 인식해서 최적의 보관 방법을 찾아준다.

2021년형 딤채 신제품
2021년형 딤채 신제품

딤채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10대 김치 전문 숙성 모드를 완성했다. 기존 맞춤 숙성 모드에 파김치, 오이소박이, 갓김치 메뉴를 추가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