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낸다. 빠른 디지털 전환을 통해 오프라인 업태에 집중된 규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장기적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 오프라인 업체들은 e커머스 강화와 라이브커머스 도입에 적극 나섰다. 소비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중심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우선 이마트는 할인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온라인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SSG닷컴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온라인 전용 신선식품 상품인 SSG프레시를 론칭하고 올 하반기부터 200여종의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새벽배송 스페셜 기획전을 실시해 카페나 베이커리, 레스토랑 등으로 상품 구색을 확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가운데 이마트는 SSG닷컴을 통해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또 상품력 강화와 거래액 확대를 위해 오픈마켓 전환 작업에도 착수했다. 직매입인 쓱배송은 신선식품에 집중하고 상당수 공산품은 입점 셀러 상품에 맡기는 투트랙 전략이다.
롯데도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 등급제를 신설하고 정기 할인행사 '퍼스트먼데이'를 론칭, 공격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대면 서비스 위주였던 백화점은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앞장섰다.
롯데백화점은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 '100라이브(Live)'를 론칭했다. 마치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듯 브랜드 숍 매니저, 쇼호스트, 인플루언서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식이다. 의류·화장품에서 식품, 리빙 등으로 판매 상품군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역시 '그립'과 손잡고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성장세가 가파른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올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에는 8조원 규모로 성장해 전체 e커머스 시장에서 3.5%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온라인 강화가 오프라인 성장도 이끌고 있다. SSG닷컴의 경우 전용 물류센터에서 처리하지 못한 쓱배송 물량의 40%를 오프라인 매장 PP센터에서 처리하는데 이는 오프라인 매출로 계상된다. 현재 이마트 할인점 판매의 약 6~7%가 PP센터에서 나온다.
백화점이 온라인몰 라이브커머스 역시 회계장부상 오프라인 매장 매출로 인식된다. 코로나 영향으로 매장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어든 백화점 입장에선 라이브커머스는 매출 방어를 위해서라도 놓칠 수 없는 카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형태가 달라지면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면서 “새롭게 형성된 시장 구조에 맞서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강화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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