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업계, 최성수기 4분기 경쟁…소니·중국 할인 공세

미국 베스트바이 매장
미국 베스트바이 매장

글로벌 TV업계가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할인 경쟁에 들어갔다.

대형 쇼핑 시즌이 몰려 있는 4분기는 연간 TV 판매량의 약 40%가 집중되는 시기다. 1년 사업 성과를 판가름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환경이 예년과 달라진 가운데 소니와 중국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큰 폭의 할인을 통해 적극 공세로 나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4분기 할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미국 최대 가전유통채널 베스트바이에 따르면 4분기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TCL, 하이센스 등 주요 TV 제조사들이 주요 제품 할인 판매에 돌입했다.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크리스마스, 연말 등 초대형 쇼핑 시즌이 집중돼 있어 TV 시장 최성수기로 꼽힌다.

예년에는 4분기가 시작되면서 할인율이 급상승했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할인 폭이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신제품 판매가 늦춰졌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들이 할인을 통한 판매 확대보다는 신제품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 할인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TV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할인 폭을 낮게 책정했다. 일부 구형 모델에 대해서만 20% 이상의 할인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일부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할인율은 5~15% 수준으로 예년보다 낮은 편이다. QLED TV 'Q70' 시리즈 82인치 제품과 'Q800' 시리즈 65인치 등을 제외하면 할인율 20%를 넘는 제품이 거의 없다.

LG전자 역시 할인 판매하는 제품 대부분의 할인율이 10% 안팎으로 예년보다 낮다. 다만 기존 판매가격이 5000달러 이상인 77인치 4K 올레드 등 3개 고가 모델은 20%대 할인율을 적용했다.

베스트바이에서 판매되는 소니 TV. 할인율이 25~37.5%로 높다.
베스트바이에서 판매되는 소니 TV. 할인율이 25~37.5%로 높다.

반면에 소니는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며 적극 공세로 나서고 있다. 소니는 1600달러인 65인치 4K LED TV의 경우 600달러 할인한 1000달러, 4000달러인 65인치 4K OLED TV는 1000달러 할인한 3000달러에 각각 판매한다. 할인율은 최대 37.5%에 이른다. 다른 제품의 할인율도 15~30% 수준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비해 높다.

중국 제조사도 50인치 이상 대형 TV 중심으로 할인율을 높게 책정했다.

TCL은 2000달러인 65인치 LCD TV를 약 35% 할인한 1300달러, 3000달러인 75인치 LCD TV를 약 27% 할인한 2200달러에 각각 판매한다. 하이센스도 400달러인 55인치 TV와 1000달러인 75인치 4K TV를 각각 25% 할인한 300달러, 750달러에 판매한다.

소니와 중국 제조사의 할인 판매 전략은 삼성전자, LG전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프리미엄·대형 TV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TCL은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경쟁하지 않는 미니 LED TV 등 자사 특화 제품은 할인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전반에 걸쳐 TV 판매가 지연돼 할인 폭을 두고 업체 간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니와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높은 할인 폭을 제시하고 있어 삼성전자, LG전자 대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