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정보원(원장 사공호상)은 오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지명 약 10만개를 분석한 결과 9자로 고유어 '옥낭각씨베짜는바위'가 가장 긴 우리말 지명이라고 6일 밝혔다.
이 지역은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곳이다. 전국 대다수 지명은 고유어와 한자어나 이 둘의 조합으로 이뤄졌다. 순우리말로 이루어진 고유어 지명은 1만1771개, 한자어는 4만5961개, 혼합어는 1만7657개로 나타났다.
고유어 지명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새로 마을이 생겼다'라는 의미의 '새터'로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을 비롯해 전국에 273개가 있다. 그 뒤를 이어서 '절골(142개)' '새말(110개)' '안골(96개)' '큰골(68개)' '뒷골(66개)' 등이 있다.
전국의 한자어 지명은 새로 생긴 마을이라는 뜻의 '신촌(新村)'이 263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신기(新基, 192개)' '평촌(坪村, 138개)' '송정(松亭, 126개)' '내동(內洞, 119개)' 등이었다.
혼합어 지명의 대표적인 사례는 점말(店말)이다. '점(店)'은 가게, 상점 등을 의미하는 한자로, 고유어인 '말(마을)'과 합쳐 만들어졌다. 혼합어 지명 중 '양지말(陽地말)'이 97개로 가장 많고, 이어서 '점말(店말)'과 '장터(場터)'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같은 이름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산 지명은 '남산(南山)'이며 101개가 있다. 봉우리의 경우는 국사봉(國師峰)으로 80개가 쓰이고 있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산과 봉우리의 구분 없이 모두 산으로 통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외래어 지명을 사용하는 등 지명을 상품화하고 상업화하려는 경우도 있으나, 여전히 우리의 고유 지명이 지역별로 골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흥미로운 유래를 가진 지명도 많이 있다.
'장승'은 “돌이나 나무에 사람의 얼굴을 새겨서 마을 어귀나 길가에 세운 푯말로, 이정표 또는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장승'과 관련된 지명은 전국에 39곳이 있으며, 이는 우리의 생활과 삶이 지명에 그대로 녹아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사공호상 국토지리정보원장은 “앞으로 고유어를 지명 제정에 적극 활용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보전하기 위해 전국의 미고시된 지명, 국토개발로 인해 사라진 고유 지명 발굴과 일본식 지명 정비 등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