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 시대 뉴노멀과 사회 책임

[기고]4차 산업혁명 시대 뉴노멀과 사회 책임

사회 책임이 사회 가치 창출, 지속 가능 경영, 기업 시민 정신, 사회 책임 표준(ISO26000) 등 다양한 용어로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회 책임의 중요성이 여러 측면에서 강조되고 있다. 이해관계자의 이익, 사회 대타협의 전제 조건, 지구 공동운명체의 일환, 경제·사회·환경의 지속 가능성 등으로 다양하게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연장해 4차 산업혁명 물결 속에서 사회 책임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사회 책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뉴노멀이자 넥스트 노멀이다. 사회 책임은 4차 산업혁명의 의미와 긍정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정 효과를 극소화한다. 4차 산업혁명 촉진제이자 부작용 해독제다.

기술 자체를 보자. 4차 산업혁명은 혁신 기술에 추동되는 혁명이고, 기술 주도 혁명은 본질상 가치 중립이다. 혁신 기술은 우리 삶의 질 기여라는 바람직한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오·남용으로 인간의 존엄 파괴, 사이버 폭력 조장 등 역행하는 측면도 있다. 일자리, 디지털 격차, 소득불균형, 세대 간 의식 구조 차이 등 문제도 발생시킨다. 4차 산업혁명은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사회 책임이라는 가치 체계에 의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돼야 한다. 이러한 요구는 전 지구 차원의 관심사이다. 이에 따라 기술 자체가 자연에서 답을 찾는 환경 친화형 청색 기술을 바라보는 관심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사회 책임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논의의 준거 틀이 될 수 있다.

사회 책임은 4차 산업혁명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사회 책임 관점에서 보면 미소금융, 크라우드 펀딩, 개인간거래(P2P) 등 사업 모델이 촉발될 수 있다. 디바이스 접근성 제고를 위한 음성 인식이나 모션 인식 등 다양한 사용자환경(UI) 모델을 촉발할 수 있다. 노약자를 겨냥한 유니버설 디자인이나 따스한 기술, 사회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는 사회 혁신 지향형 기술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소비 주권을 보장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경향도 강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분야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은 플랫폼이나 공유경제 성격을 띠게 된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사회 책임을 가치 체제로 내재화한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사회 책임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는 사회 책임이 결여된 행위가 크립토 커런시 시장, P2P, 공유경제, 플랫폼경제 발전에 심각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이미 지켜봤다. 사회 책임이 없으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골격이 무너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재 확보가 관건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문 지식 이외에 비전과 미래에 대한 통찰력, 도덕성과 상대에 대한 공감 능력, 투철한 사명감과 인성을 갖춘 이른바 H자형 인재가 필요하다. 이러한 인재는 사회 책임의 가치 체계로 무장된 인재다. 사회 책임은 유능한 인재를 유인한다. 최근 젊은 세대들은 사회 책임 목표 지향형 기업에서 근무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조사 결과다. 원격근무 일상화와 모든 영역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지는 이질 요소 간 컬래버레이션이 일반화되는 상황에서는 조직원들이 공통의 가치관으로 무장해야 하는데 사회 책임은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사회 책임은 지역화 해답이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화가 핵심이고 디지털은 속성상 보더리스 경제를 실현해서 글로벌화로 나아간다. 국가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글로벌 자원의 최적 배분을 추구하게 된다. 이 경우 당면하는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 문제가 현안으로 다가온다. 해외 진출 기업의 경우는 더욱 중요한 문제다. 해법은 사회 책임 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 책임은 지역별 문화로 다양하게 전개된다. 각 나라·민족의 특수성을 반영·흡수하고 서로 다른 사회 가치 체계 수용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사회 책임은 지역의 사회 가치 체계를 담고, 다양한 지역의 가치 체계는 희생하지 않는다.

사회 책임은 리스크 관리 부담을 최소화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바일 등으로 정보가 전 영역에 실시간 전파되는 빅데이터 시대이고, 소셜 크레딧이 논란으로 되는 시대다. 비밀이 없고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기업 리스크 관리는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 책임이 조직 가치로 내재화된 조직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다. 투명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리스크의 근원부터 대폭 줄여 줌으로써 기업의 지속 가능 발전에 도움을 준다.

사회 책임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자 역작용을 극복하는 수단이다. 사회 책임 없는 4차 산업혁명은 맹목이고, 4차 산업혁명 없는 사회 책임은 공허하다. 4차 산업혁명은 사회 책임 위에 세워질 때 가치와 지속 성장성이 한층 더 커진다. 사회 책임 가치 체계를 내재화하고 있는 지역과 국가가 지속 가능한 성공을 할 수 있다. 기업의 무형 가치가 유형 가치보다 높아 가는 추세에서 기업의 사회 책임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계형 단국대 석좌교수 lgh30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