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안에 중단하려 한 TV용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을 내년까지 연장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LCD 시황이 급반등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애초 올해 중단을 계획한 국내 TV용 LCD 패널 생산을 1년 더 늘리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방침을 협력사 등 관련 업체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으로 국내 TV용 LCD 생산을 모두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를 끝으로 국내 8세대 LCD TV 패널 전용 라인 생산을 중단했다”면서 “올해 말까지 국내 범용 LCD TV 패널 생산도 중단하고, 국내 팹에서는 정보기술(IT)·자동차·커머셜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려 한 이유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기 위해서다. LCD 시장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가격 공세가 거세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져 고부가 제품인 OLED로 옮기려 한 것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상황을 바꿔놓았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홈엔터테인먼트 수요 증가 및 TV 판매 확대로 이어져 시황이 크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실제 최근 LCD 가격은 이례적인 강세를 띠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V용 LCD 패널 가격은 3분기에 30%나 급등했다.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가 일상생활에 파고든 영향이 컸다. 여기에 메이저 생산 업체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철수가 더해져 수요 대비 공급 부족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생산을 1년 연장한 후 중단 여부를 다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