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일자리 미스매칭, 문제 해결 위한 근본 접근 필요

[기고]일자리 미스매칭, 문제 해결 위한 근본 접근 필요

'중소기업 호감도 대기업보다 낮아.' '구직 어려워도 중소기업은 싫다.' '중소기업 일자리 호감도 바닥권 추락.'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청년의 취업 인식도와 대국민 대상 중소기업 일자리 호감도 조사 결과를 보도한 신문지면 헤드라인이다. 대기업에 비해 덜 안정된 중소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기사들이지만 국내 일자리의 82%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경영자, 우리나라 인구의 67%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 가족에게는 절망감을 안기는 내용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6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0.7%로 1999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실업자는 45만명에 이르렀고,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은 26.8%로 지난해보다 2.2%포인트(P) 늘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호소한다. 뽑으려 해도 오지 않고 어렵게 뽑아도 금방 나간다고 한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난리인데 기업은 사람을 못 구해서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중소기업에서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청년들만 무턱대고 비난할 수는 없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라는 말이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5포 세대, 7포 세대, N포 세대로까지 확장되며 청년들의 절망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불확실한 환경에서 좀 더 튼튼하고 안정된 직장을 찾는 청년의 눈높이를 탓하기에 앞서 이제는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를 위해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원인의 근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안정된 일터 마련을 위해 중소기업의 자구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좋은 근무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 보고, 직원 교육과 복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도 필요하다. 정책 및 제도 개선을 통해 일자리 양극화 원인인 중소기업의 저임금 및 부족한 복지제도 등을 보완하고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 지원, 중소기업 장기 재직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 중소기업의 우수 인력 확보와 장기 재직 유도를 위한 다양한 지원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청년 스스로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 오늘날의 좋은 기업이 미래에도 좋은 기업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작지만 비전 있는 기업에서 수행하는 '일인다역'의 업무 경험은 회사의 성장과 궤를 함께하고, 장차 경영인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키워 갈 수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부정 인식을 깨고 미래 비전과 가능성을 고려, 일자리를 선택해야 한다.

998267-1233119. 중소기업의 태생을 설명하는 중소기업 주민번호다. 앞자리 998267은 중소기업이 대한민국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99),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82), 중소기업 종사자 가족 비중(67)을 각각 의미한다.

뒷자리 1233119는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법률 근거를 담고 있다.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해야 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23조 3항 내용과 경제민주화 내용이 적시된 헌법 제119조를 말한다.

99%에 이르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82%의 중소기업 종사자가 자부심을 품고 일할 수 있을 때 전체 인구의 67%인 중소기업 종사자 가족들이 행복해지고 대한민국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

그 시작에 일자리 양극화로 인한 미스매칭 해소가 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무한한 가능성과 비전이 있는 보석 같은 기업이 더 많이 나타나고,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편견도 이른 시일 안에 눈 녹듯 사라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newssw1@kbiz.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