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설치, 전기차 충전 콘센트 사용 완화 등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지원을 받은 기업 30곳이 사업개시 1년 만에 기존보다 100배 넘는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특례를 받은 기업은 매출액 또한 80배 넘게 증가했고, 신규 채용도 늘었다.
산업부는 13일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로 규제특례를 부여받은 기업 30곳 성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실적을 분석한 결과 특례를 받은 기업 30곳의 투자유치 금액이 지난해 9월 기준 2억6000만원에서 지난달 332억원으로 1년 만에 10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억5000만원에서 220억원으로 80배 넘게 확대됐다. 산업부는 규제특례 부여가 기업 성장 견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규제특례 승인사업과 관련한 종사자는 총 649명으로 10%가 넘는 69명이 신규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인원 중에는 경력단절여성(4명), 청년창업자(10명), 중장년창업자(2명)도 포함됐다. 규제 샌드박스가 경제활동 취약계층에 새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기여한 셈이다.
개별 기업 차원의 정량적 성과 외에도 대기오염 감소, 창업비용 절감, 자원소모 절감 등 사회적 비용 감소 효과도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규제특례 승인 이후 '도로교통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10개 법령이 정식 정비됐다. 이는 특례 승인 기업뿐 아니라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기업에 공통 적용됐다.
한 예로 '수소충전소'는 안전성이 검증됐음에도 그간 준주거지역·상업지역에 설치가 불가했지만 실증특례 부여 이후 '국토계획법' 시행령이 개정돼 향후 안전성 확인 후 충전소 설치가 가능하게 됐다.
'전기차충전용 과금형 콘센트'는 고가 플러그 형태를 갖춘 경우만 전기차 충전사업이 가능했지만 임시허가 이후 저비용 콘센트를 활용한 충전사업을 벌일 수 있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신기술·신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시간·장소·규모 등 일정 조건에서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다. 어린아이가 모래를 마음껏 가지고 논다는 의미의 '모래 놀이터(sandbox)'에서 유래했다.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는 산업·기술 간 융합으로 새로운 시장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제품·산업을 지원 대상으로 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월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시행한 이후 총 9차례 규제특례심의위를 개최했다. 총 74건 실증특례와 임시허가 등 규제특례를 부여했다.
산업부는 규제특례 지원이 효과를 나타냄에 따라 향후 그린뉴딜 등 정책 역량이 중요한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샌드박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또 최대 4년으로 설정된 '실증특례' 기간 이후에도 중단 없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임시허가'로 전환하도록 제도를 개편할 방침이다. 임시허가는 기본적으로 2년 간 사업을 할 수 있고, 추가로 2년 연장 가능하다. 이후에도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정식 허가로 이어지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산업부는 밝혔다.
장영진 산업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이번 조사로 그간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로 특례를 받은 기업이 실제로 시장에 진출해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운영과정에서 도출되는 여러 제도개선 사항을 신속하게 반영해 신산업 분야 기업이 규제 장벽을 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작년 9월 2.6억원서 332억원까지 급증
매출 80배·신규 채용 10% 이상 늘어
실증특례 종료 후 임시허가 전환 추진
그린뉴딜 등 주요 정책 적극 활용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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