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엔지니어들이 모여 창업한 인테리어 스피커 회사 '나팔(NAPAL)'이 최근 신한캐피탈, 한국과학기술지주 등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설립 3개월 만에 시드 투자 22억원 유치에 성공한데 이어 1년여 만에 후속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나팔은 '공간에 음악을 더하다'라는 컨셉으로, 액자, 조명, 아트월 등 기존 인테리어 제품에 스피커 모듈을 장착해 별도의 스피커 공간을 없애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대표제품인 액자 스피커의 경우 명작 그림이나 가족 사진을 보면서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하듯, 스마트폰에서 NAPAL 제품을 선택하면 원하는 음악은 물론 라디오 등을 들을 수 있다.
인테리어 소품에 속하는 스피커지만 사운드 성능은 프리미엄급이다. 나팔 만의 엔클로져 설계와 진동전달 기술을 통해 강력한 출력과 생생한 음질을 구현했다. 정동하, 김동진, 김건모, 홍진영 등의 뮤지션들도 성능을 인정하면서 주요 고객이 됐다.
시장 수요가 늘면서 제품군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웨딩 사진에다 스피커 기능을 입힌 제품도 시장에서 인기다. 입소문을 타자 아티스트들도 나팔 제품을 찾기 시작하면서 앨범 발매에 맞춰 별도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B2C뿐 아니라 B2B 겨냥 제품군도 다양하다. 고급 호텔과 리조트는 물론 건축 자재에 음향 기능을 녹인 제품도 있다.
B2B 시장은 주로 대기업들의 요청으로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포스코와 스피커 공동개발 협약을 맺고, 사운드 아트월, 주방 백스플래쉬와 같은 건축 내장재에 음향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미 포스코 더샾 모델하우스, 레미안 갤러리, 동부건설 센트리빌, 리솜포레스트, 현대호텔 같은 호텔과 리조트 등에서 제품이 적용됐다. 인테리어 업체 한샘과도 사운드 아트월을 별도로 개발 중이다.
앞서 KT와는 총판 계약체결을 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스피커 공동개발을 추진 중이다. 내년 상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케아를 비롯해 아마존 등과 이미 논의 중이다.
이윤배 나팔 대표는 “인터리어 스피커 시장에서 글로벌 독점적 지위를 갖을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내년부터 북미·유럽 시장 진출을 기반으로 3년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