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로 발 사이즈에 맞춘 운동화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펄핏'이 25억원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조달한 자금으로 AI 추천 엔진을 고도화하고, 북미 시장 등 해외 시장 입지를 넓히는 데 쓴다.
이선용 펄핏 대표는 1일 “최근 시리즈A 투자라운드에서 25억원을 유치 완료했다”며 “기존 투자사인 스파크랩이 참여했고, TBT, 캡스톤파트너스, 신한캐피탈, 신용보증기금 등이 신규 투자했다”고 밝혔다. 펄핏은 이번 투자를 포함해 누적 투자금 30억원을 확보했다.
펄핏은 2018년부터 개인 맞춤형 신발 사이즈 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성 구두 온라인몰인 '슈가진' 창업자였던 이선용 대표가 신발 치수 착오로 인한 반품이 많아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이즈 측정시스템 '펄핏AI'를 만들었다. 14만건의 발 사이즈 측정 데이터, 2만건의 신발 데이터를 결합해내는 AI 머신러닝 기술로 고객에게 최적의 신발 사이즈를 추천한다.
발 사이즈를 재는 법도 간단하다. 우편으로 배송해주는 종이 키트 위에 발을 올리고 앱을 이용해 사진만 찍으면 된다. 발 길이, 발볼 너비, 발등 높이를 측정해준다. 관련 기술특허 2건을 국내와 미국에 각각 등록했다.
펄핏 서비스는 2년 가까운 시험 기간을 거쳐 지난해 12월 정식 앱을 론칭했다. 현재 10개월여만에 가입자 수 10만을 돌파했다. 펄핏AI가 추천하는 사이즈 만족도도 90.2%를 달성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플랫폼에 입점한 브랜드도 아디다스·뉴발란스 등 40개에 이른다.
이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발을 살 때 고객들이 가장 고민하는 포인트가 사이즈인데, 이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AI 기술로 구현했다는 점이 이번 투자에서 높이 평가된 것 같다”며 “앞으로 국내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고 동시에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으로 '펄핏AI'를 고도화에 나선다. 그동안 따로 제공하는 종이 키트를 사용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일반 A4 용지에서도 발 치수를 확인하도록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엔진 적용범위도 넓힌다. 지금까지 운동화·스니커즈 위주로만 운영되던 펄핏AI 추천엔진을 구두, 키즈, 명품 신발 등으로 확장한다. 글로벌 영업망도 구축한다. 미국법인 설립을 비롯해 연지 글로벌 신방 유통사와의 협력을 추진한다.
이 대표는 “코로나로 온라인 쇼핑고객이 늘면서 월 거래액이 평균 60~80%로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이 늘면서 더 많은 데이터 수를 확보할 수 있어 엔진의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