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연구개발(R&D)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7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또 글로벌공급망(GVC)에 선제 대응하는 '소부장 2.0' 전략을 법정계획으로 확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소재 연구 혁신 허브를 구축해 데이터·인공지능(AI)을 소재 연구에 활용하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기계 핵심 모듈 등 분야에서 수요·공급기업 협력 모델을 발굴한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총 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안건은 '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 승인을 비롯해 △제4차 기업 간 협력 모델 승인 △소부장 R&D 고도화 방안 △데이터 기반 소재 연구 혁신 허브 구축·활용 방안이다.
우선 지난 7월 발표한 '소부장 2.0 전략'을 '소부장 특별법'에 근거한 법정계획으로 확정했다. 기본계획은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와 코로나19 등 소부장 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중장기 방안을 담았다. 이전 '소재부품발전 기본계획'과 차별화해 장비 분야 대책까지 처음으로 포함하고, 수입 의존도가 높거나 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핵심 장비에 대해서도 적시 개발을 추진하는 계획을 담았다.
이 계획을 바탕으로 '338+α개' 주력·신산업 핵심 소부장 품목 관리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극 대응한다. 기술 개발이 사업화로 연계되도록 테스트베드, 신뢰성 인증, 양산까지 전 주기에 걸쳐 지원한다. 미래 신산업 핵심 소부장 기술 선점 등을 추진한다.
특히 R&D 부문 범부처 후속계획으로 '소부장 R&D 고도화 방안'을 추진한다. 2022년까지 7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R&D가 필요한 'R&D 핵심 품목' 85개를 신규 추가한다. 미래 공급망 선점을 위한 '미래 선도 품목'을 선제 발굴하는 등 R&D 투자 전략을 다각화한다. 또 고가 연구장비 신속구매 지원, 기업총량제 완화 등 신속·유연한 연구 환경 조성과 함께 부처 간 협력 사업을 확대한다. 장기 연구, 기술 축적을 지원하는 '오래달리기'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데이터 기반의 소재연구 혁신허브 구축·활용 방안'도 의결했다. 디지털뉴딜과 연계해 데이터·인공지능(AI)을 소재연구에 활용하고 신소재 개발 기간·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소재 연구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공유·활용하는 '혁신허브'와 전용 초고성능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고, 내년까지 데이터 420만건을 조기 확보한다. 수집된 연구데이터를 활용하도록 △소재 탐색·설계 △공정개발 △측정·분석 등 3대 서비스도 제공한다.
정부는 총 5건의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모델도 승인했다. 협력 모델 대상 품목은 △기계 분야 핵심 모듈 △고부가 광학·점접착용 화학소재 △반도체 검사 프로브 카드용 부품·소재 등이다. 우리 주력 산업 공급망에 필수지만 대부분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분야다.
참여 기업들은 이번 협력 모델로 3년 동안 약 100억원 R&D비 지원, 설비투자를 위한 150억원 정책금융 등을 요청했다. 정부는 적정 규모 금액 조정을 거쳐 R&D 및 정책금융, 인력·인프라, 인허가 패스트트랙 규제특례 등 맞춤형 패키지 지원을 제공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개 협력 모델로 오는 2025년까지 약 1000명의 신규 고용과 1350억원의 신규 투자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소부장 협력 모델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정책 전반으로 '연대와 협력' 외연을 확장하고 과감히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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