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증시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코스피 상장 첫 날 상한가로 직행했으나 이후 주가가 빠르게 하락해 시초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를 마쳤다. 소속 가수 방탄소년단(BTS)이 한미관계 지지 발언으로 중국 누리꾼의 뭇매를 맞고 있고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에 더해 적정 주가 논란, 국내 증시 하락 등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3318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2436억원이 빅히트 주식 매수에 쓰였다.
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빅히트는 공모가 13만5000원의 두 배인 시초가 27만원을 형성하고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해 소위 '따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폭을 반납하다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오후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4.44% 하락한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업공개(IPO) 기대주였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 날 상한가를 내내 유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거래금액 기준으로 기타법인, 투신, 기관 순서로 빅히트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기타법인 673억원, 투신 500억원, 기관은 22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81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이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빅히트였다. 반면에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빅히트였다. 이날 개인은 무려 2436억원(8184주) 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 등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대부분 받아낸 셈이다.
빅히트가 국내 엔터주 시가총액 1위로 등극하자 에스엠, YG엔터테인먼트, JYP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빅히트는 상한가 기준 시가총액 11조8800억원, 코스피 시총 순위 27위를 기록했으나 시총 8조7327억원, 코스피 33위로 하락해 장을 마쳤다.
에스엠은 0.44% 상승 출발한 직후 하락해 장중 7.32%까지 하락했다가 -6.73%로 거래를 마감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가 K팝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 아티스트100 차트 1위와 핫100 차트에 2곡이 랭크되는 성과를 거뒀으나 장중 10.59%까지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6.75%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JYP도 장중 8.62%까지 주가가 하락했다가 -5.29%로 장을 마감했다.
빅히트 적정 주가는 증권사마다 격차가 크다. 메리츠증권은 16만원을 제시했고 하나금융투자는 38만원으로 가장 높은 주가를 제시했다. 빅히트가 상장 첫 날 높은 주가변동성을 기록한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상장 당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낸 3개 증권사는 20만원대 초중반대 주가를 제시하며 모두 매수 의견을 냈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 26만원, 이베스트증권 21만2000원, 현대차증권 26만4000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이날 증시는 전날에 이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하락했다. 코스피는 0.81% 하락한 2361.21, 코스닥은 1.98% 하락한 844.44에 장을 마쳐 전 거래일보다 낙폭을 키웠다.
양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했고 개인만 나홀로 순매수를 했다. 개인은 코스피에서 3318억원, 코스닥에서 2587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한편 이날 상장식에 참석한 방시혁 의장은 빅히트를 '세계에서 팬덤 비즈니스를 가장 잘 이해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올해 설립 15주년을 맞은 빅히트는 4개 레이블과 7개 종속법인을 보유하고 1000여명 구성원이 이끄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며 “새로운 밸류체인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음악산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질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모델을 지속 발굴하며 빅히트 플랫폼 내에서 이 모든 것을 구현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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