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권에서 수은의 기강해이, 내부통제 실패를 꼬집었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은의 경비용역, 시설관리, 환경미화를 담당하는 자회사 수은플러스 채용비리를 지적했다.
수은플러스는 공개채용에 내정자를 선발한 점이 드러나 수은플러스 대표가 해임됐다. 수은플러스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수은이 100% 전액 출자해 출범했다.
양 의원은 “수은의 자회사인 수은플러스가 인사담당자 채용 과정에서 사전에 합격자를 정한 뒤 공개채용을 실시했다”면서 “첫 번째 합격자 합류가 불발되자 또 다른 사전 합격자를 선정하고 평가표를 조작하는 등 정황을 숨겼다. 수은플러스 대표이사 등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악질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터키 이스탄불 사무소 파견 직원의 일탈에 대한 6개월 중징계 사례, 내부직원이 800여만원 회사차량 주유비를 개인차량 주유비로 유용한 사례도 국감장에서 내부통제 실패로 거론됐다.
양 의원은 “내부 감찰을 통해 드러난 모습은 채용비리 등 도덕적 비리의 온상이다. 심각한 수준이다. 국책은행으로서 높은 윤리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은 내부 직원이 개인 비위로 징계를 받은 건수가 10건이다. 재택근무 중 국내 여행, 직장 내 성희롱, 사택에 거주하며 갭투자로 주택을 매수하는 등 비위사례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무주택자에게 제공하는 직원용 사택·합숙소에 살면서 갭투자를 했다가 적발된 사례는 6건에 달했다. 적발된 이들은 견책 징계를 받았다. 수석전문역(G1)과 별정직(책임연구원) 직원은 직장 내 성희롱으로 각각 정직 처분을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중 제주도 여행을 한 조사역(G3)과 부서 경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무직원(2급)은 견책 징계를 받았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내부 감찰 결과 여러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면서 “재발하지 않도록 국제표준기구 ISO37002 부패방지시스템 인증을 받도록 내부 의견을 취합해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