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차 완속 충전기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급속 충전기 이용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공공 전기차 충전기 부실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충전기 부실관리를 지적했다.
환경부와 환경공단이 설치·운영 중인 '공공급속충전기'는 전국에 2896기가 있다.
평균사용횟수를 보면 올해 기준 전국 공공급속충전기는 일평균 2.1회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1회 이하로 사용한 충전기도 40.1%(1164기)에 달했다. 그 중 17기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전체 2896기 중 5회 넘게 사용된 충전기는 271기(9.4%)로 10%를 밑돌았다.
장 의원은 완속 충전기는 점검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완속 충전기 21000대를 포함한 전체 충전기는 2만5000기가 넘어 전기차 4대당 1개소가 운영되고 있지만 환경부와 환경공단은 완속 충전기 관리 데이터 조차 없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에 설치한 충전기를 예로 들며 “절반은 철거, 절반은 충전기 모뎀 통신 오류로 1년 동안 점검조차 없었다”며 “사용현황이나, 운영 데이터조차 환경부와 환경공단이 확보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장 의원은 “충전기 관리에 한해 예산만 56억원이 소요되는데 차라리 민간에 관리를 위탁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물었다. 환경부는 이와 관련 현황 파악 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8월 댐 방류로 4개강 하류에서 주민이 피해를 입은 것과 관련 한국수자원공사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용담댐 방류 당시까지 90%가 넘는 저수량으로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7월 장마 전 댐관리운영 예측모델인 '코스핌'을 활용해 저수율을 높여 1차 방류에 실패했는데 2차 때도 같은 모델을 사용해 하류지역 수혜를 키웠다”면서 “이미 오류가 있는 프로그램을 다시 사용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댐관리조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도 전문가 구성에 수자원공사 관련 용역을 수행한 전문가가 다수 포함됐다며 주민이 요구하는 전문가를 수용하라고 지적했다.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환경부와 공동으로 주민이 요구하는 전문가가 포함될 수 있게 적극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환경부와 수자원공사가 수립하는 댐 비상대처 계획이 잘 못 관리된 점을 질책했다.
임 의원은 “댐 비상대처 계획은 위기 상황 국민 생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5년마다 갱신하도록 했지만 평화의댐, 군남댐 등 여러 댐 설립 이후 갱신이 없었다”면서 “기후변화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계획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계획 수립을 마칠 예정이었다”며 “각 댐의 비상대처 계획이 제대로 세워지도록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댐관리가 부실한 수공이 물관리 일원화 이후에도 하수장 관리를 맡고 있다며 이를 환경공단으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댐과 상수원관리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련해서는 2000년 공사 출범 이후 2021년까지 22년 동안 같은 회계법인에 결산 감사를 맡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수진 민주당은 의원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사실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현행 공공기관의 회계감사 및 결산에 관한 규정(감사원 규칙) 9조 3항에 따르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같은 회계법인에게 결산 감사를 맡기는 최대 허용 기한이 6년이다. 다만 기타공공기관은 이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 의원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평가해 선택한 업체를 환경부가 승인해주는 방식으로 22년 동안 동일 업체에 6조원 가까운 예산에 대한 결산 감사를 맡기면 그 만큼 형식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환경부도 관리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타 공공기관도 공공기관인 만큼 실질적인 회계감사를 위해 외부 결산감사 위탁 기간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