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가 올해 말까지 1000만명을 넘을 게 확실시된다. 지난 8월 말 기준 865만명을 돌파했다. 애플 아이폰12 시리즈 등 5G 단말도 잇따라 출시돼 5G 가입자 저변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20개월여 만의 쾌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에 아이폰12 시리즈로 교체를 준비하는 이용자는 5G로의 이동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존 롱텀에벌루션(LTE) 요금제를 유지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이 많지 않은 아이폰 특성상 온라인 채널에서 자급제 단말 카드 할인을 받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통 3사의 5G 요금제는 100GB 이상 대용량 기준 LTE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최소 요금제는 여전히 LTE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지만 데이터 사용 비중이 높은 6만~7만원대 요금제에서는 5G로 이동해도 비용 부담은 크게 늘지 않는다. 나아가 올해 안 합리 수준의 5G 요금제 개편도 예고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5G 요금제 전환에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5G 통신망의 부족한 커버리지와 속도는 물론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도, 새로운 서비스도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5G를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최신 단말을 구입하기 위한 선택지로 5G에 가입했다는 말이 오르내린다.
5G 가입자 1000만명 시대, 축포를 터뜨리긴 아직 이르다. 이보다 앞서 2G 전환기에는 단문문자서비스(SMS), 3G 때는 모바일 인터넷과 대용량문자서비스(MMS) 등, 4G 상용화 이후에는 실시간·고용량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보편화가 통신 시장 세대교체를 촉진했다. 5G도 소비자가 기꺼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비용 지불을 감수할 수 있는 차별화한 서비스가 필요하다. 불만 가득한 5G 1000만 가입자 달성보다 이용자 개개인의 자발적인 5G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됐을 때 '진짜 5G' 시대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
박정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