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 결과를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여당은 월성1호기 감사 결과를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평가로 봐서는 안 된다면서 선을 그었다. 야당은 감사 결과에 대해 다시 검증해야 한다며 여당을 몰아세웠다. 정부는 감사원의 경제성 평가 자체를 부정하지 않지만, 에너지전환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22일 산업위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국감에서 여당과 야당은 월성1호기 감사 결과를 두고 시작부터 각을 세웠다. 주요 질의가 이어지기 전 의사진행발언부터 약 30분 동안 각 당 주장을 피력하면서 팽팽하게 대립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이 공모해 월성1호기 경제성을 조작했다”면서 “(산업부에) 판단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를 (국회에도)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월성1호기 감사 결과 발표를 두고 이렇게 시각이 다를 수 있나”며 “이번 감사는 월성1호기를 조기폐쇄하는 것이 타당했냐는 문제를 다룬 것이지 탈원전 정책에 대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여당과 야당 의원은 주요 질의가 시작된 후에도 월성1호기 감사 결과를 두고 설전을 이어갔다. 오전 한 때 '고성'이 오가면서 국감이 정회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정책 타당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라면서 월성1호기 감사 결과에 대해 과다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은 정부 정책 목적을 판단할 수 없는 기관으로 권력 분립 원칙에도 나온다”면서 “국회가 월성1호기 조기폐쇄 적정성에 대해 감사를 요청했지만 경제성 평가만 감사결과로 왔다. 월성1호기 조기폐쇄 적정성에 대해서는 판단이 안된다”고 말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부터 만료되는 원전을 매번 감사해야 하나”며 “처음부터 감사 대상으로 적격하지 않은 사안을 (20대) 국회가 무리하게 의결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감사를 다시 벌여야 한다면서 여당과 정부를 몰아세웠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월성1호기 폐쇄는 탈원전 정책 일환으로 감사 결과 발표는 경제성 평가와 한수원 이사회에 대한 배임혐의에 관한 것”이라면서 “경제성 말고 안전성, 지역수용성 등도 감사원 감사 청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의 가장 큰 이유였던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감사 과정에서 직원이 자료를 삭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에너지전환 정책은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공무원들이 자료를 삭제한 것에 대해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가 불합리하게 낮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기술 검토가 미흡한 사안이 있었지만 평가 자체를 부정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또 “에너지전환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면서 “에너지전환 정책에 영향을 받는 기업에 대해서는 별도 보완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성1호기 재가동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월성1호기 재가동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 “현행 법령상 영구정지가 된 발전에 대해서는 재가동할 근거가 없다”면서 “정부와 협의 없이 사업자인 한수원이 재가동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확대해석 경계' vs '재검증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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