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기업경영이 해를 넘길수록 나빠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셋 가운데 하나는 이자도 못 갚을 정도로 경영난을 겪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국내기업 매출이 전년보다 평균 0.4% 늘어나는데 그쳤다는 내용을 골자로 '2019년 기업경영분석' 통계를 발표했다. 2018년 매출 증가율이 4%인 점과 비교하면 지난해는 전년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사대상 기업은 비금융 영리법인 74만1408개(제조업 15만9328개·비제조업 58만2080개)였다. 성장성뿐 아니라 수익성도 나빠졌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5.6%→4.2%), 매출액 대비 세전 순이익률(5.3%→3.7%) 모두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2014년(3.96%) 이후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코로나19로 기업 성적표가 더 나빠질 것으로 진단했다.
시사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한계기업으로 불리는 '좀비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자도 감당 못할 정도면 정상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좀비기업은 해묵은 숙제였지만 해결책은 요원했다. 국민 정서상 그래도 기업이 망하기 보다는 유지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컸다. 좀비기업은 시장에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생존을 위해 경영기조를 유지한다면 저가 출혈경쟁과 같은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빠른 구조조정이 건강한 시장 생태계를 만드는 데 바람직하다. 병든 살은 도려내고 치료해야 새살이 돋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전체 산업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유독 제조업 이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7.3%에서 4.4%로 떨어졌다. 전자·영상·통신장비와 화학제품 업종 매출이 각 8.1%, 5.2% 뒷걸음쳤다. 비제조업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0.3%포인트(4.3→4.0%)로 크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과거 경영방식과 사업모델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주력산업이 제조업인 건 맞지만 과거 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산업 전반의 업그레이드와 대전환 작업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