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원장 신형식)은 빛이 금속 표면에 닿는 순간 만들어지는 정공인 '플라즈모닉 핫홀(이하 핫홀)' 생성~소멸 전체 과정을 세계 최초로 실시간 관측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문상 소재분석연구부 박사팀이 박정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팀과 함께 성과를 냈다.
핫홀 수명은 수 펨토초 정도로 매우 짧아 검출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를 실시간 관찰하는 것은 대표적인 분석난제다. 이 때문에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핫홀 기능이 알려져 있었음에도 실제 소자 개발에 활용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핫홀 실시간 분석에 성공, 광센서 분야 활용 가능성도 제시했다. 향후 광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차세대 소자 개발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금속-반도체 접합 나노다이오드를 제작하고 빛에 의한 표면변화를 분석했다. 나노미터(㎚) 크기 탐침으로 시료 표면을 훑어가며 각 부분의 전기적 신호를 검출해 이미지화하는 분석연구장비를 썼다.
이 결과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 현상에 의한 핫홀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었다. 또 계산 시뮬레이션을 활용, 시료 표면 빛 분포로부터 핫홀 발생 양상을 유추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이를 실제 실험으로 규명했다. 연구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10월 22일자에 게재됐다.
박정영 교수는 “나노다이오드에서 생성되는 핫홀의 발생 양상에 대한 정확한 규명은 금속표면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전달·손실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와 촉매전자학 분야와 에너지공학 분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상 박사는 “그동안 이론적 계산과 간접적 실험방법으로만 유추했던 핫홀 거동을 실시간 관찰해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연구성과가 차세대 인공광합성 소자, 초고효율 광촉매 개발, 에너지 저장 소자 개발, 초고감도 바이오 광센서 개발 등 다양한 분야 연구개발(R&D)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