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반도체는 무조건 가야하는 시장입니다. 산학연이 적극 힘을 모아야할 때입니다.”(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화두로 부상한 '디지털 뉴딜'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지능형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내 반도체 산학연 관계자들은 차세대 칩으로 꼽히는 지능형 반도체 생태계 육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26일 경기도 판교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디지털 뉴딜을 위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연구개발(R&BD)' 기술포럼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지능형 반도체 시장을 국내 업체가 선점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화테크윈, UX팩토리 등 지능형 반도체 수요·공급 업체, 학계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반도체 산학연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토론에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황태호 센터장은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현황'을 주제로 지능형 반도체의 중요성과 국내 반도체 업계가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능형 반도체는 정보기술(IT) 기기가 스스로 사물을 인지하고 작동할 수 있도록 학습·추론 기능을 지원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개막하면서 지능형 반도체도 주목받고 있다.
황 센터장은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은 향후 10년간 10배로 성장하며 2030년 총 1179억달러(141조5000억원) 시장을 창출할 전망”이라며 “소형, 경량화, 고성능화를 위해 텐서프로세싱유닛(TPU), 뉴럴프로세서유닛(NPU) 등 새로운 컨셉트의 인공지능 반도체가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산학연 관계자가 함께 국내 인공지능 반도체 생태계 육성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 시간도 가졌다. 토론 참가자들은 지능형 반도체 태동기인 지금 주도권을 잡지 않으면 향후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국내 실정에 맞는 투자가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박준영 UX팩토리 대표는 “글로벌 IT 기업이 주도하는 최첨단 반도체 개발만 추구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한다면 우리나라가 향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성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소장은 “수요·공급업체 간 기술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칩 업체, 학계, 연구기관의 명확한 업무 분담도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기획한 디지털 뉴딜 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지능형 반도체 산업을 꼽았다. 최근에는 향후 10년 간 지능형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이 닻을 올렸다. 2030년까지 수요 맞춤형 지능형 반도체 칩 50개를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혁신 기업 20개를 육성하며 전문인력 3000여명을 키워내는 것이 골자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