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 사태와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경제활동 둔화와 삶의 질 악화 등 국민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이상기후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인적 피해가 속출하는 등 이른바 '기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변화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지난 2015년 12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는 파리협정이 채택돼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이 모두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세계 각국은 2016년부터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출했고, 모든 당사국은 2020년까지 '파리협정 제4조 제19항'에 근거해 지구평균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억제하고, 나아가 1.5℃를 달성하기 위한 장기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제출해야 한다.
LEDS는 2050년까지 국가별 계획에서 더 나아가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국가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전전략까지 포함돼 시사하는 바가 크다. LEDS 관련 주요국 동향을 살펴보면 유럽연합(EU)는 NDC에서 1990년도 기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40% 저감 목표를 수립한 이후 올해 3월 LEDS에 탄소중립(Net Zero)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독일은 2050년까지 1990년 기준 탄소배출량을 80~95%까지 저감하는 LEDS를 2017년 5월에 제출했다. 영국은 1990년 기준 2050년까지 80%를 저감하는 목표로 2018년 4월 LEDS를 수립했으며, 프랑스는 2017년 4월에 75% 감축 목표를, 일본은 2050년까지 2013년 기준 80%를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2020년 10월 현재 기준으로 캐나다, 미국, 멕시코 등 총 19개 국가가 UN에 LEDS를 제출했다.
이미 세계는 급변하는 기후변화 심각성을 인식해 보다 강화된 배출저감 정책인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영국은 G7 국가 중 최초로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만든다는 법령을 공식 채택했다. 프랑스는 '에너지기후법안'을 통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세부적으로 석탄화력 퇴출 등 과감한 감축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독일은 지난해 5월에 '피터스버그 기후대화'에서 메르켈 총리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추진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3월 '2050 저탄소 사회비전 포럼'이 출범, 2017년 대비 2050년까지 75%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배출목표를 포함해 총 다섯 개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탄소중립 달성 방안을 추가 검토했다. 정부는 12월까지 LEDS를 UN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가 LEDS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첫째 전환, 산업, 건물, 수송 부문 등 총 8개 부문의 실현 가능한 세부 목표를 설정하기에 앞서 부문별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 정책의 부합성, 기술 실현 가능성, 산업 활성화 기여도, 시민 수용성 등 종합 관점에서 예상되는 장애요인 및 극복방안을 사전에 점검해 달성 가능한 최적의 시나리오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국민 전체가 공감하고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 국민 인식 확산 차원에서 국민이 함께하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에 전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인해 사회적 수용성을 극대화할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 관점에서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 그린 뉴딜 정책과 연계된 다양한 기후산업 분야의 신기술 개발을 육성해 지속적 기술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이러한 국가 LEDS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문제 및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후 산업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저탄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철호 녹색기술센터 정책연구부 책임연구원 park5085@gtck.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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