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3만개 스마트공장에서 생성되는 제조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거래하기 위해 '제조데이터공유규범'을 만들었다. 국내를 넘어 세계 최초 시도다. 기업들이 일정한 규범에 근거해 양질의 제조데이터를 생산·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제조데이터 시장 표준을 선도하겠다는 접근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인공지능·제조데이터 전략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제조데이터 관리 규정인 '제조데이터공유규범안'을 심의 의결했다.
'제조데이터공유규범'에는 기업이 실제 현장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관리하고 인공지능(AI) 등으로 분석·거래하는데 필요한 기본원칙과 규정이 담겼다. 규범에는 제조데이터 정의와 범위, 거래요건, 이익배분 등의 원칙까지 규정했다. 또 제조데이터 생산자, 제공자, 이용자 등의 권리관계를 명확히 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제조데이터 제공과 이용을 위한 계약의 구체적인 공유조건 △제조데이터 양도나 이용을 허락하는 대금지급 원칙 △제조데이터가 생성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담보책임의 원칙기준 등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대금지급의 경우 대금 산정근거, 대금 지급방법 및 시기 등도 구체적으로 약정하도록 했다. 지급방식도 정액제, 종량제, 일시불, 로얄티(수익배분) 등으로 미리 정하도록 기준을 제시했다. 중기부는 기업이 실제 현장에서 제조데이터를 거래하거나 활용하는 경우에 규범을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규범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이날 채택된 규범을 올해 말 AI 중소벤처 제조플랫폼(KAMP)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산업현장에서는 제조업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제조데이터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는 제조데이터 거래에서도 보다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개인정보보호 준수, 제조데이터 공유의 안정성 등도 지속 보강하기로 했다.
차정훈 인공지능·제조데이터 전략위원회 위원장(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제조데이터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조플랫폼과 같은 기반 구축과 함께 안전하고 공정한 거래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라며 “규범을 마련한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간 제조데이터 이용 과정에서 나오는 애로나 미비점을 반영, 규범과 세부지침을 꾸준히 보완해 가겠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