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나노소재 기초물질로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 기반 이중나선을 새롭게 구현했다. 이 이중나선은 인공적으로 형태나 간격을 조절할 수 있어 향후 나노공학 분야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최명철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팀이 이준철 박사과정, 송채연 아모레퍼시픽 연구개발(R&D) 센터 박사와 함께 몸 속 미세소관을 구성하는 '튜불린 단백질'을 나노공학 측면에서 재조명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최근 국제학술지 '스몰셀'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나노소재들은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는데, 작고 단순한 단위체 고유 형태가 전체 구조를 결정한다. 보통 다양한 곡면 구조를 만들려면 적어도 두 종류 분자를 이어 붙여야 한다.
반면에 미세소관은 성장하고 붕괴하는 과정에서 튜불린 단백질만으로 다양한 곡면을 구현한다. 튜불린 단백질은 두 방향으로 접히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에 주목하고, 이를 인공적으로 제어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튜불린이 강한 음전하를 띤다는 것을 감안, 양전하 중합체인 폴리라이신(poly-L-lysine)을 활용했다. 이 결과 튜불린들이 꼭 두 줄씩 길게 늘어선 '튜불린 이중나선' 구조를 형성함을 확인했다. 튜불린을 두 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분자스위치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분자스위치 크기와 개수를 조절하면 단일 벽 나노튜브에서 이중벽 나노튜브로 형태를 바꾸거나, 이중나선 간격을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튜불린 단백질을 나노소재 기초물질로 활용하게 해줄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번 성과는 나노미터(㎚) 크기 광학·전기·의료 소재 개발 플랫폼이나 분자기계 개발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분자스위치는 뇌질환 치료전략으로도 쓸 수 있다.
최명철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계기로 튜불린을 나노소재로 활용하는 연구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이라며 “새로운 바이오-나노기술의 특이점이 될 선도적 연구”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포항방사광가속기의 소각 X선 산란 장치를 실험에 이용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