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통신 3사의 외연 확장이 본격화됐다. 주력사업인 통신·미디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기술을 포함한 테크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은 정보통신기술(ICT) 멀티플렉스 'T팩토리' 문을 열며 T가 통신이 아닌 미래와 기술의 의미라고 밝혔고, KT 역시 사명의 T가 통신이 아닌 테크놀로지(Technology)라고 공식화했다. 유·무선 통신 전문 기업이 아닌 ICT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LG유플러스 행보 또한 궤를 같이한다. AR 글래스를 출시하고 '일상비일상의틈'과 같은 문화공간을 론칭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는 물론, AI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 등장과 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전통적으로 구분해온 산업간 경계가 옅어진 데 따른 전략이다. '기술까지 잘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와 테크산업과 글로벌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5G 확장성이 변화의 핵심이다. 5G가 일반 고객 대상 B2C 통신 서비스는 물론, 자율주행이나 모바일에지컴퓨팅(MEC) 등 핵심 인프라 서비스라는 점에서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도 가치가 크다. 클라우드게임, AR·VR 콘텐츠 등 5G 인프라를 필수로 하는 서비스 영역도 무궁무진하다.
전망은 밝다. 통신 3사가 하루아침에 테크기업으로 변화를 선언한 게 아니다. 다년간 준비를 거쳤다.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전문가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고, KT는 10년 전부터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으며, LG유플러스는 5G AR·VR 콘텐츠를 이미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ICT 강국으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떨치기까지 통신 3사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1996년 세계 최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를 시작으로 지난해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까지 한국 ICT를 전 세계에 알렸다.
이제는 통신 3사가 글로벌 테크시장에서 자사 저력을 알릴 차례다. 통신 3사 4차 산업혁명 신기술과 서비스가 세계 각국에서 중요하게 쓰일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