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글로벌 주요 기업의 혁신 기술을 활용해 쇼핑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공유 모빌리티에 주로 쓰이는 매칭 기술을 상품 판매와 배송 시스템에 접목해 고효율 사업 구조를 꾀한다. 다양한 기술 보강을 위해 새로 영입한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파이프라인 삼아 실리콘밸리 우수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낸다.
2일 전자신문은 쿠팡이 신규 영입한 투안 팸 CTO를 단독 인터뷰 했다. 그는 2013년 우버(Uber)에 CTO로 입사해 8년여간 엔지니어링팀을 이끌며 우버를 세계 최대 승차공유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기술자가 쿠팡에 합류하면서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쿠팡은 차량 공유 최적화 시스템을 커머스에 활용하기 위한 사업성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팸 CTO는 “물류·배송뿐 아니라 상품 판매 등 사업 전반에 기술 아키텍처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뒀다”면서 “신선식품 판매에 다이내믹 프라이싱(가변적 가격 책정)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우버는 배차 수요와 시간·날씨 등 수집한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가격을 바꾼다.
쿠팡은 이를 리테일 사업에 접목해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봤다. 개별 상품의 상태와 고객의 상황에 따라 가격을 유동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신선식품의 경우 동일 상품이라도 유통기한에 따라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재고 부담을 낮추고 고객에게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적 경로를 찾는 라우팅 시스템도 정교화해 로켓배송 등 물류·배송 사업에 활용할 전망이다. 라우팅은 최단 거리에 있는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의 핵심 기술이다. 실시간으로 수집한 지리 정보와 교통 정보, 운전자의 특성 등 모든 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도출한다.
쿠팡은 최근 택배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제3자물류(3PL)까지 영역 확장에 나섰다. 다양한 혁신 기술을 접목해 지금보다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팸 CTO는 “쿠팡이 최근 몇 년새 빠른 성장을 일궈낸 만큼 질적 성장을 위해 기술 프로세스를 규격화할 때”라며 “쇼핑 이외에 페이, 동영상서비스 등 고객이 원하는 기술과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쿠팡이 관리하는 상품만 4억종에 달하며 매일 200만개의 상품을 로켓·새벽배송으로 판매한다. 최적화된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전문 엔지니어 인력도 계속 보강할 방침이다.
팸 CTO는 “현재 쿠팡 개발자는 2000명에 달하지만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시니어 엔지니어가 부족한 편”이라며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을 두루 거친 경험을 살려 글로벌 우수 엔지니어 인재를 추가로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