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출시했다. 로켓배송으로 확보한 유료 멤버십 회원을 기반 삼아 종합 플랫폼 사업자로 영역 확장을 꾀했다. 미국 아마존처럼 e커머스와 영상 콘텐츠를 연계해 시장 지배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24일 쿠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신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정식 출시했다. 쿠팡 로켓와우 회원 전용 혜택으로, 멤버십 회원은 추가 비용 없이 다양한 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쿠팡 플레이는 일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콘텐츠 저작권을 확보했다. 국내외 인기 드라마와 예능뿐 아니라 영화, 키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구독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고, 해외 독점 콘텐츠도 확보해 차별화를 꾀했다.
쿠팡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로켓와우 멤버십 자체가 월 구독료다. 쿠팡 로켓와우 회원비는 월 2900원이다. 기존 국내 OTT 시장 최저인 KT 시즌 55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무료 새벽배송과 무료반품 등의 쇼핑 혜택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유인 효과가 크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가입자당 최대 5개의 멀티 프로필을 지원한다. 하나의 계정에 기기 5대를 등록할 수 있다. 동시 접속은 4대까지 가능하다. 현재 넷플릭스와 국내 OTT 업체가 지원하는 프로필은 최대 4개다.
기존 커머스 사업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미 로켓와우를 통해 쿠팡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멤버십만 연동하면 그대로 쿠팡플레이 회원으로 유입된다. 쿠팡은 회원 수에 대해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로켓와우 회원 수는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단숨에 국내 이용자 366만명을 보유한 넷플릭스를 넘어 국내 시장 최대 OTT 사업자로 몸집을 불릴 수 있다.
쿠팡이 e커머스 멤버십에 OTT 서비스까지 탑재하면서 아마존 비즈니스 모델에도 한층 가까워졌다. 아마존은 빠른 배송을 무기로 아마존프라임 회원을 확보한 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까지 얹히면서 글로벌 플랫폼 공룡으로 성장했다. 쿠팡 역시 풀필먼트부터 음식 배달, 핀테크, OTT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쇼핑을 넘어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했다.
성장세가 가파른 국내 OTT 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국내 OTT 시장 규모는 연평균 26.3%씩 성장해 올해 780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OTT 사업자인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상륙을 예고한 상황에서 쿠팡까지 가세하면서 고객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토종 OTT 업체인 웨이브와 티빙, 왓챠, 시즌 등은 본격적인 생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업계가 경계하는 쿠팡 경쟁력은 본업으로 쌓아올린 소비 시장 지배력이다. 향후 라이브커머스 등 OTT와 온라인 쇼핑의 시너지 효과를 앞세운다면 e커머스에 이어 OTT 시장에서도 충분히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쿠팡플레이 출시로 회원 수는 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쿠팡 역시 쿠팡플레이를 활용해 서비스 다각화를 꾀할 예정이다.
유료방송 전문가는 “쿠팡플레이는 서비스 초기 저렴한 월 구독료와 로켓와우 회원을 기반으로 승부하겠지만, 향후 시청자가 선호하는 충분한 콘텐츠 라이브러리 확보 여부가 서비스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독점 콘텐츠 수급을 통해 다른 국내외 OTT와 차별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