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다수 흥행작을 서비스한 XD글로벌이 또 다시 서비스 종료 고지 전에 환불 절차를 안내하지 않았다.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겠다는 약속도 무시한 채 영업을 지속해 이용자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XD글로벌은 '염왕이 뿔났다' 서비스를 12월 22일 종료한다고 안내했다. 서비스 1년여 만이다. 게임 다운로드와 결제를 차단하고 공식 카페 가입을 막았다.
그럼에도 환불에 대해서는 안내하지 않았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공식카페 가입이 차단돼 문의할 길이 없다. 이 게임은 기간제 아이템인 정액권을 팔고 있다. 미제공 재화 환불 판단과 유·무료 재화에 대한 안내가 필요한 서비스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에서 서비스 중단 사유를 영업폐지 등 중대한 경영상 사유로 제한하고 이를 안내하게 돼있으나 XD글로벌은 단순 종료 시점만 고지했다.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제공하기로 한 보상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되는 게임은 종료 30일 전에 서비스 중단 일자와 중단 사유, 보상조건을 개별 통지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았거나 사용기간이 남은 유료아이템은 문화체육관광부 '이용자 보호지침'에 따라 콘텐츠에 상당하는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 표준약관 적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따르지 않으면 개별약관 심사를 통해 위법 사항을 처벌할 수 있다.
사용기간이 남아있지만 이용자들은 XD글로벌의 과거 사례 때문에 불안해한다. XD글로벌은 올해 7월 '에란트', 11월 '디비니티사가' 종료를 알리며 환불 방법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 디비니티사가는 이용자들이 항의한 뒤 20일, 서비스 종료 40일을 앞두고서야 뒤늦게 환불 공지를 올렸다. 통상 한국 게임사는 3개월 전 서비스 종료 고지와 환급 절차를 동시에 안내한다.
XD글로벌은 '이벤트 기간 충전 재화는 환불이 안 됨'이나 청약철회기간을 7일이 아닌 48시간으로 설정하는 등 국내 규칙을 무시하는 행태도 보였다.
이처럼 짧게 서비스하고 수익성이 악화되면 종료하는 방식으로 인해 이용자가 시간과 돈을 들여 성장시킨 계정을 허무하게 날리는 피해가 계속되지만 제재할 방법이 없다. 한국 법인이 없어 책임을 물을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XD글로벌은 2017년부터 한국지사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짧게 서비스하고 종료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그동안 '랑그릿사' '제5인격' '붕괴' '소녀전선' 등을 국내 매출 상위권에 올려 수익을 가져갔다.
국내 규칙을 지키지 않고 소비자 보호를 외면하는 해외 사업자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게임법 개정안이 연초부터 추진됐지만 아직 발의 전이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연속 지스타에 참가하면서 뒤로는 국내 이용자를 무시하는 이중적인 행태”라면서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