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의 특명, "제주 전기차 고객 환경 개선하라"

회장 취임사에서 '고객' 9번 강조
고객 불편 접하고, 직접 개선 지시
대고객 서비스 획기적 개선 기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제주 지역의 전기차 충전인프라 환경을 개선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제주를 찾은 전기차 고객의 충전시설 이용에 따른 불편함을 직접 전해들은 정 회장이 빠르게 내린 조치다.

지난달 14일 취임식에서 '고객'이라는 단어를 9번이나 언급했던 정 회장이 고객의 목소리에 즉각적으로 응답한 사례다. 향후 현대차의 고객 서비스 관련 대응에 획기적 변화가 기대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주 전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담당 조직을 대상으로 제주도의 전기차 충전인프라 접근성 개선을 지시했다. 정 회장이 제주를 찾은 고객으로부터 충전시설 이용 불편함을 접하고, 즉각 내린 조치다. 지난달 14일 회장 취임식에서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한 의지를 즉각 실천한 것이다.

이에 국내사업본부 관계자가 즉각 제주 현장을 방문, 충전시설 이용 환경 등 현지 실태를 파악했고 이에 따른 보완책을 마련해 다시 정 회장한테 보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2017년 수석부회장 시절에도 부족한 전기차 충전시설을 고려해 국내 최초로 다수의 긴급 충전서비스 차량을 제작,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도입한 적이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4일 회장 취임사에서 '고객'이란 단어를 9번이나 언급하면서 “글로벌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며, 인류의 삶과 행복에 기여하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면서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에 설치된 충전 인프라는 충전운영·사업자별 로밍체계가 완벽하지 않은데다 관광객 등 초행길 이용자에게는 충전시설 이용에 필요한 정보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현대차는 충전서비스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응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다. 이에 충전소 위치나 시설물 고장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거나, 단기간 전기차를 타는 이용자를 위한 손쉬운 정보서비스 제공 등을 위해 관련 충전서비스 업계와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개선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경영진 지시로 제주 지역 고객의 전기차 충전인프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에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최근 국내사업본부의 전동화 조직을 대거 확대됐다. 전동화사업실을 새롭게 발족하고, 이 조직 내 전동화전략팀과 전동화판촉팀을 꾸렸다. 그룹에 전동화 판매 대응 전담 조직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신차 출시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사업본부의 선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