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중심 국공립대학들이 거점대 중심의 통합네트워크가 오히려 지역 내 불균형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대학별 특수성을 고려한 통합네트워크가 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병선 지역중심 국공립대학 총장협의회 회장(군산대학교 총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합네트워크 논의에서 국립대학별 역할 고려가 미흡하고 거점대학과 지역대학 개념 정립도 미비하다”며 “거점대 중심 통합네트워크는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국 국립대는 거점국립대가 9개교, 일반 지역중심대 8개, 특수목적 지역중심대 11개, 교육대학이 11개로 총 39개 대학이 있다. 법인이 된 서울대와 인천대를 포함하면 41개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포함해 일각에서 거점대를 수도권 대학 수준으로 키워 지역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논리로 모든 국립대학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없으니 소수 대학을 집중해 끌어올리자고 한다고 곽 회장은 설명했다. 지역대학들은 이는 곧 예산을 편중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반대하는 입장이다. 거점대만 해도 주로 광역시에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지역중심대학들보다 지원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반면 지역 소도시에 있는 지역중심대학이 지역에 미치는 역할은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곽 회장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생각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일방적으로 흘렀을때 지역내 불균형 문제가 나올 수 밖에 할 수 없다.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하지, 한 가지 방식만 거론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교육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 국립대 안에서도 어떤 대학은 연구 중심으로, 어떤 대학은 교육중심으로 갈 수 있고 그런 문제들이 섞여서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거점대와 지역중심대를 나눠서는 안된다면서 전체 대학이 논의를 할 것을 강조했다. 대학통합네트워크는 대학별 특수성을 고려하고 지역산업연계 발전모델을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중심대학, 교원연구연계대학, 산업연계 특성화 대학 등 다양한 모델이 가능하다. 미시적인 논의는 갈등만 조장한다고 했다.
통합네트워크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지역중심대학도 아직 제시하지 못했다. 협의회는 오는 5~6일 이틀동안 총장 회의를 열고 통합네트워크 구성·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 교육부가 처음 시도한 지역혁신시스템(RIS)과 같은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회장은 “RIS는 국립대 사립대 넘어서 지역의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대학 지자체 들이 함께 혁신하자는 것이다. 지역 대학들과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서 인재양성을 하자는 것은 좋은 모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의 모든 총장들이 공감을 했는데 올해 선정한 곳이 3곳으로 너무 적다”며 “내년에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