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술이 대접받는 사회

코로나19로 교육에서 기술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발열체크를 비롯한 진단부터 데이터 분석, 원격수업 등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을 유지하고 질을 높이기 위해 활용되는 기술은 언급하기에 끝이 없다. 교육격차 등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많지만 정보기술(IT) 강국답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교육을 이어간 것은 정부도 자랑거리로 여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회 전 분야에 기술이 파고 들었다. 교육도 물론이다. 교육부도 오래전부터 학벌이 아니라 능력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독일의 장인 제도를 생각하며 만든 마이스터고가 대표 산물이다.

그런데 정작 교육부 내에서 기술직 위치는 어떨까. 교육부가 사회에 강조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 기술직을 대우하고 있을까.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교육 분야에서 기술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몇 안 되는 기술직이 한 자리에서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는 사고가 터져야 드러났다. 일반행정직은 '내'가 맡을 분야가 아닌 '그들'이 처리할 분야로 여기기도 했다. 승진은 하늘의 별따기다. 승진을 해도 문제다. 업무 영역이 제한적인 탓이다. 승진하고 나면 뒤를 이어 일을 맡을 사람도 없다.

한 달여 전 학생 건강을 책임지는 한 기술서기관이 부이사관로 승진했다. 코로나19로 최전선에서 학생 건강을 돌본 공무원이다. 한참 전 승진했어도 모자를 경력이어서 코로나19로 고생한 대가라 칭하기도 어렵다.

원격수업 초기 접속이 원활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교육부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논란이 계속된 후에야 브리핑에 전산담당 공무원이 배석하고 관리도 맡았다.

교육과 교육정책에서 기술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제 정책도 데이터에 기반해 수립하는 시대다. 한국판 뉴딜 사업의 대표 과제도 추진해야 한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18조5000억원 규모 거대 사업이다. 2023년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개통도 앞두고 있다. 건강, 시설, 환경, 전산 등 여러 영역 기술직 공무원 역할이 요구된다.

교육부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또 사회가 바뀐다.

[기자수첩]기술이 대접받는 사회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