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동등접근권'이 시행되면 구글 점유율이 감소하고 게임사 매출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 플랫폼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콘텐츠동등접근권은 부가통신사업자가 특정 앱마켓에 콘텐츠를 제공할 때 다른 앱마켓에도 앱을 제공하도록 규정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앱을 출시하면 같은 OS 기반인 원스토어에도 앱을 등록해야 한다. 연간 매출이 수백억원 이상인 중견, 대형 콘텐츠사가 대상이다. 이 개념은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에 포함됐다.
5일 본지가 2019년 매출 5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게임사에 콘텐츠동등접근권을 적용해 본 결과 모바일 게임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점유율(매출 기준)은 78.62%에서 63.18%로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개별 게임 매출을 추정하는 모바일인덱스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했다.
우선 2019년 기준 500억원 이상 게임 매출을 올린 상위 20개 기업을 추렸다. 20개 기업 게임 매출 중 구글플레이에만 출시한 게임 매출 2조1300억원을 가려냈다.
2조1300억원을 대상으로 이미 콘텐츠동등접근권을 적용한 네오위즈 등 7개사 원스토어 매출 비중 약 31%를 적용해 예상 증가치를 계산했다. 연간 6600억원 매출이 새로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스토어 매출이 늘어나자 플레이스토어 매출은 소폭 줄고 점유율도 15%가량 하락했다.
실제로 콘텐츠동등접근권 시행은 게임사 매출과 수익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기준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출시 이후 원스토어에 입점한 상위 50개 게임 매출을 확인해봤다. 이들 게임은 원스토어 출시 이후 총 매출이 평균 20%, 수익은 평균 27%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구글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중국계 게임사다.
게임사는 콘텐츠동등접근권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내 매출 비중이 낮은 게임은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용자가 많은 대형 게임일수록 복수 채널로 게임을 운영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 출시를 같이 준비해 성공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콘텐츠동등접근권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국내 매출 비중이 낮은 게임은 들이는 노력에 비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플랫폼 주권 사수라는 명분과 사업적 실익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플랫폼마다 다른 혜택과 정책 때문에 이용자 간 차별 문제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독점구조 약화는 물론 게임산업 파이가 커지는 것이 증명된 만큼 콘텐츠동등접근권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준호 의원은 “콘텐츠동등접근권 도입은 국내 콘텐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취지”라면서 “일정 규모 이상만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중소개발사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구글 시장지배력은 낮출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 콘텐츠 동등 제공시 앱마켓 점유율(매출 기준) 변화
2019년 점유율 콘텐츠동등접근권 적용시 점유율
※2019년 기준 연매출 500억원 이상 기업 대상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