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얼마나 먼 곳까지 여행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미국 외우주 탐사선 '보이저1·2호'가 날마다 갱신하고 있다. 1977년 발사돼, 43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 우리가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먼 곳까지 나아갔다. 현재 보이저 2호는 태양에서 187억㎞나 멀리 떨어져 있다. 보이저 1호는 태양에서 220억㎞ 이상 항해했다.
보이저 1호는 지난 2012년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의 무한한 심연에 들어섰다. 보이저 2호는 2018년 말 태양계 밖 외우주에 발을 내딛었다.
그들의 하루하루 여정이 인류의 우주 탐사 저변을 그만큼 늘려가는 여정인 셈이다. 고독하지만, 가장 위대한 여정이다.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가속한 상태에서 관성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력과 마찰력이 거의 없는 곳이 우주다. 다른 천체 중력에 휘말리지 않는 한 긴 세월 동안 더욱 머나먼 곳을 향하게 된다.
보이저의 이런 여정은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안겨줬다. 태양계를 빠져나가는 여정에서 다양한 행성을 만났고, 이들의 정보를 전했다. 특히 보이저 2호는 지금까지 천왕성과 해왕성을 통과한 유일한 탐사선이다. 토성의 타이탄이나 목성의 가니메데, 칼리스토를 비롯한 다양한 위성 정보도 보이저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다만 보이저가 수집한 정보를 지구에 전달하기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다. 지구와 거리가 멀어지면서 생기는 일을 먼저 들 수 있다. 발사 초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먼 항해를 거듭한 현재에는 상황이 다르다. 보이저 1호 경우 지구에서 신호를 보낼 때 당도하는 시간이 20시간 이상 걸린다.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보이저 2호는 17시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항해와 달리 통신에는 동력이 계속 필요하다는 점도 문제다. 보이저는 플루토늄 전지를 활용하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출력이 저하되고 있다. 본래 전지 수명은 올해까지다. 수년 내에 통신이 끊길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성간우주 데이터를 보내주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흔히 태양전지를 활용, 지속적으로 전력을 생성하지 않는 것에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현재 태양계를 벗어나 더욱 먼 곳으로 항해하는 만큼, 태양 빛을 이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급기야 최근에는 보이저 2호 통신이 장기간 끊기는 일도 있었다. 지난 1월 말 전력 사용량 초과로 일부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더욱이 지난 3월에는 송수신을 전담해 왔던 호주 캔버라 소재 무선 안테나 '딥 스페이스 스테이션 43(DSS43)'이 성능개선작업을 이유로 기능하지 못했다. 지난달 29일에야 교신을 재개할 수 있었고, 34시간이 지난 2일 답신을 받았다. 무려 7개월 동안 제대로 된 교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표> 보이저 1호 임무상황(NASA 홈페이지)
<표> 보이저 2호 임무상황(NASA 홈페이지)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