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게임쇼를 일컬어지는 미국 'E3', 독일 '게임스컴', 일본 'TGS'는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온라인 전환을 시도했다.
E3는 신작이 가장 많이 공개되는 게임쇼다. 올해는 오프라인은 고사하고 온라인 개최까지 취소됐다. 주최 측인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협회(ESA)는 온라인 개최를 고려했다. 온라인 게임쇼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구성을 재편하기에는 준비 시간과 콘텐츠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전면 취소했다.
E3 공백을 막기 위해 '더 게임 어워드' 호스트 제프 케일리가 디지털 쇼케이스 '서머 게임페스트'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신작 정보와 시연을 엮으려고 했으나 평가는 좋지 않았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베데스다, 번지, CD프로젝트, EA, 스퀘어에닉스 등 다양한 게임사가 참여한 것에 비해 신작 정보가 적었던 탓이다.
반면에 2019년부터 온라인 스트리밍을 도입한 게임스컴은 성공적으로 온라인 게임쇼를 치렀다. '시연의 게임스컴'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신작 체험과 체험행사에 특화된 게임쇼인지라 전망이 어두웠으나 우려를 잠재웠다. 일찌감치 온라인 행사로 방향성을 잡고 시간을 두고 준비한 덕이다.
게임스컴 개막 행사 격인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 동시 시청자 수는 200만명이 넘었다. 38종에 달하는 신작을 선보인 덕분이다. 이후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세션을 진행해 호평 받았다. 전세계 180개국 이상에서 접속해도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 연계 행사 '데브컴'에는 1000여개 기업이 참가해 3200여건 비즈니스 미팅이 성사됐다
게임스컴은 글로벌 다중채널네트워크(MCN)와 협업해 유명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이 여러 자국 언어로 게임스컴 행사와 게임을 소개하도록 기획했다. 사회관계망(SNS) 상에서 '#gamescom2020' 해시태그를 유행시키는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대중 관심을 차지했다.
게임스컴은 성공적인 행사 진행에 힘입어 내년 행사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콘셉트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TGS는 기대 이하 모습을 보여줬다. 온라인 행사 기본인 서버가 말썽을 부렸다. 서버 접속 에러가 상당시간 지속됐다. 복구 후에도 페이지 접속에 1~2분이 소요됐다. 참가 기업 배너를 클릭해도 유튜브 영상 링크와 스트리밍이 방영되는 시간 정도만 안내하는 등 구성이 부실했다.
콘텐츠 양도 적었다. 라인게임즈와 코에이테크모게임즈가 개발 중인 대항해시대 30주년 기념작 '대항해시대 오리진', 닌텐도가 제작 중인 '젤다 무쌍 대재앙의 시대' 신규 캐릭터 등이 공개됐지만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이름값에 걸맞은 수준의 새로운 정보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또 게임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메뉴가 없던 점이나 굿즈를 얻거나 살 수 있는 이벤트가 빈약했던 점, 의견을 나눌 커뮤니티 공간 부족 등을 지적받았다.
게임사 관계자는 “서버상태와 콘텐츠 구성 기획력이 흥행 여부를 갈랐다”며 “지스타2020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온라인 게임쇼 글로벌 표준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