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게임사 횡포가 이어지고 있다. 한복 의상 문제로 진통을 겪었던 페이퍼게임즈 '샤이닝니키'가 출시 일주일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유는 중국 존엄성 수호다.
중국 페이퍼게임즈가 개발한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는 한국 출시를 기념하며 한복 '품위의 가온길'과 '세월 속 한울'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중국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한국에서도 앱스토어 인기 1위에 올라서는 등 주목 받는 신인이었다.
한복 아이템이 중국에 적용되자 중국 이용자가 항의했다. 한복이 한국 전통의상이 아니라 명나라 시대 '한푸'이며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고유의상이기 때문에 중국 전통의상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페이퍼게임즈는 이 논리를 받아들였다. 아이템을 모두 파기하기로 결정 하자 한국 이용자가 반발했다. 게임사는 중국 기업 책임과 사명을 다할 것이라며 무시했다.
반발이 심해지자 페이퍼게임즈는 게임 다운로드와 결제를 차단했다. 이미 구매한 아이템에 대한 환불 정책 언급 없이 게임 서비스를 12월9일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페이퍼게임즈는 “의상 세트 폐기 이후에 중국을 모욕하는 의견이 있어 우리 마지막 한계를 넘어섰다”며 “중국 기업으로서 의견을 배격하고 국가 존엄성 수호를 위해 한국판 서비스를 종료한다” 말했다.
서비스 시작 일주일 만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결제한 한국 이용자가 떠안게 됐다. 페이퍼게임즈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게임 탈퇴 시 결제를 강요했다. 유료 결제를 하지 않은 사용자는 본인 인증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퇴하려면 게임 머니인 루비 60개를 사고 이를 캡처해 올리라고 요구했다.
페이퍼게임즈의 다른 게임인 '러브앤프로듀서'는 웨이보를 통해 한국 이용자를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이들로 지칭하기도 했다.
게임이용자 유원진씨는 “한계를 넘었느니 중국 국가 존엄성을 수호한다느니 하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에 어이가 없다”며 “다시는 중국게임을 하지도 결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사의 한국 이용자 무시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고 '설가장'은 고구려를 악의 소굴로 그렸다.
3년간 한국 게임이 중국에 진출하지 못하는 동안 중국게임사는 국내 이용자 뒤통수를 치고 있는 셈이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게임사업자를 대상으로 국내대리인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하여 법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며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 위해 조문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