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계, 너도나도 '블리츠스케일링' 전략...'스피드'가 생명

국내 스타트업들이 초고속 성장을 목표로 '블리츠스케일링' 전략을 택하고 있다. 스타트업 가운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확률이 0.01%도 되지 않은 치열한 상황에서 '압축 성장'을 통한 스케일업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스타트업들이 단기간에 승부수를 띄우는 블리츠스케일링 전략을 선호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통하던 전략이 국내 스타트업계에서도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블리츠스케일링은 기습공격을 의미하는 독일어 '블리츠(blitz)'와 규모 확장을 뜻하는 '스케일 업(scale up)'을 합친 말이다. 사업 초기부터 자본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 초단기간에 폭발적인 스케일업을 통해,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벌리는 전략이다. 적자여도 거침없이 사업 확장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쿠팡, 컬리, 야놀자, 토스 등이 블리츠스케일링 성공모델로 꼽힌다. 쿠팡은 만성 적자 기업이다. 그럼에도 물류와 시스템 투자에 공격적이다. 로켓배송같은 새로운 시도도 적극적이다. 이익은 없지만 시장 점유율은 급성장했고 국내외 인지도를 빠르게 높였다.

컬리도 사업초기부터 공격적인 배송망을 늘리며 단기간내 사업을 키웠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오히려 좋은 사업기회로 삼았다.

'기습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스타트업들의 투자 라운드 주기도 빨라지고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5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짧은 기간동안 승부를 내야하기 때문에 '투자와 사업확장'에 가속 패달을 밟는다.

통상 스타트업계 투자 라운드는 2년에 한번씩 이뤄졌으나 최근 들어 1년을 주기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시리즈D 투자 유치를 완료한 여가플랫폼 기업 야놀자의 경우 2015년 100억원 시리즈A 투자를 받은 뒤 사실상 매년 투자 유치에 나섰다.

2015년 설립된 장보기 앱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도 올해 2000억원 규모 시리즈 E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누적 투자금액 4200억원을 채웠다. 5년간 시드 투자를 포함해 총 여섯 차례 투자를 받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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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블리츠스케일링 전략이 모든 분야 스타트업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 기업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기간에 거대한 규모의 경제를 일궈내는 방식이다.

유효상 숭실대 교수는 “플랫폼 기업은 네트워크 효과를 확실하게 누릴 만큼 자금력을 확보해야 사업을 펼칠 수 있다”라며 “플랫폼 기업들에 블리츠스케일링 전략은 필수고 이 전략 핵심은 스피드”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