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개표 5일째가 돼서야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당선인 최종 확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패자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양보 연설'(Concession Speech)을 내온 전통을 124년 만에 깨고 소송 방침을 유지했다. 양보 연설은 패자가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내용이다. 선거 후 지지자에게 '결과를 받아들이자'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는 것이 관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 일부 경합주 재검표와 소송전이 전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번 선거가 전혀 끝나지 않았다는 게 단순한 팩트”라면서 “(바이든이)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고 밝혔다.
2000년 대선에서 발생한 플로리다 재검표 논란은 마무리까지 대선일부터 36일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전을 시작하면 이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선거 부정'을 규탄하면서 미국 각지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 모자를 쓰고 선거 결과를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로이터 통신은 애리조나 시위대 현장 소식을 전하며 시위대가 언론사들의 선거대책본부를 철거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는 다수의 극우 단체들이 몰려왔는데 반자동무기로 무장한 단체들이 많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측이 지지자들에게 시위 태세를 준비하라는 주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스테피언 트럼프 캠프 본부장은 “공지에 즉각 반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길 바란다”면서 “현장에서 깃발을 흔들고 대통령의 이름을 외치는 등 당신들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소송을 위해 지지자들로부터 후원금도 기부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
송혜영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