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햇볕을 쪼여 수소를 만들 수 있는 고효율·고안정 광전극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은 장지욱·양창덕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와 조승호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유기 물질을 물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모듈시스템'을 이용,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인 '유기 반도체 기반 광전극'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광전극은 기존 무기 반도체 광전극 보다 수소 생산 효율이 두 배 이상 높고 대면적 제조도 가능하다. 광전극을 물에 넣고 햇볕을 쪼여 수소를 얻는 '태양광 수소'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광전극은 태양광 에너지를 흡수해 전하 입자를 만드는 반도체 물질이다. 전하 입자는 전극 표면에서 물과 반응해 수소와 산소를 만든다.
반응이 물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광전극 연구는 안정적인 금속산화물 무기 반도체 물질에 집중됐다. 유기 반도체 물질은 수소 생산성은 높지만 물 속에서 빠르게 손상돼 광전극 소재로 쓰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액체금속(인듐-칼륨 합금), 니켈포일, 니켈 포일위에서 배양한 촉매(니켈-철 이중층 수산화물)로 구성된 모듈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물속에서도 안정된 성능을 발휘하는 유기 반도체 광전극을 만들었다.
니켈포일은 물이 유기반도체와 직접 닿는 것을 막아주고, 포일위 촉매는 전체 반응을 돕는다. 니켈포일과 유기반도체 사이를 메우고 있는 물질이 액체 금속이라 물을 빈틈없이 차단하면서 전하 입자의 흐름은 막지 않는 원리다.
시험 결과, 유기 반도체 광전극의 수소 생산 효율(반쪽 전지 효율)은 기존 무기 반도체 광전극의 두 배 이상인 4.33%를 나타냈다.
장지욱 교수는 “고효율 유기물을 광전극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라면서 “효율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던 태양광 수소 전환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