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저작권 문제, 이용자 솔선수범도 중요

[사설]저작권 문제, 이용자 솔선수범도 중요

불법 저작권 위반 사이트를 폐쇄하니 합법 사이트가 양성화하는 결과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은 최근 불법 애니메이션 공유 사이트 '애니24'의 운영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8개월의 추적과 조사 끝에 이룬 값진 성과였다. 애니24는 애니메이션을 무료로 보는 대신 도박 사이트 배너광고를 게재하는 수법으로 수익을 올렸다.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 것이다. 명백한 불법이다. 이 덕분에 애니24는 월 평균 방문자가 1370만명에 이를 정도로 최대 불법 애니메이션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성장했다.

작은 변화는 불법 사이트 폐쇄와 함께 일어났다. 자진해서 합법 사이트를 이용하자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 등에서 “불법인지 몰랐다”는 반응이 대세를 이루며 정당한 대가를 내고 합법 사이트를 방문했다. 이 덕분에 떳떳하게 운영하는 다른 애니메이션 사이트는 반사이익을 봤다. 애니메이션 서비스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 '라프텔'의 가입자 수는 98.5%, 이용자 수는 94.7% 각각 늘었다. 덩달아 매출액도 49.7% 증가하는 등 이용자가 합법 사이트로 이동하면서 선순환 효과가 발생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게 아니라 정반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애니24로 인한 다른 업체의 피해액은 연간 5000여억원에 달했다. 월 방문 1370만회에 이용 콘텐츠 평균 5회, 정식 콘텐츠 사용료 600원 등으로 얼추 계산한 수치다. 단순 계산이지만 막대한 피해다. 문제는 불법 여부를 정확하게 인지한 이용자도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광고성 배너 등이 실리면서 합법으로 이용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저작권 위반인지 알았다면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짙다. 온라인 사이트가 범람하면서 덩달아 저작권 위법 이슈도 크게 부각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더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 불법 사이트는 일벌백계로 처벌해야 한다. 이보다 앞서 이용자도 스스로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합법 사이트를 양성해야 더 수준 높은 작품이 나올 것이고, 결과적으로 기업은 물론 이용자에게도 이득이다.